나는 왜 나를 미워했을까.

돌고 돌아 다시, 나 자신에게로 -

by 이하율


나는 왜 나를 미워했을까.

21살의 나,

그때 처음 알았다.

내가 나에게 미치도록 헐뜯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거울 속 나와 친하지 않다는 사실을.


3개월 만에 12킬로그램 증가

오히려 그 사건 덕분에

내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당시 패션학도였던 나는 옷을 좋아했고

옷을 만들었다.

하지만 타지로 대학교를 오면서부터

매일 밤마다

왠지 모를 공허함에 시달렸다.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가족이 보고싶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친구들이 보기엔

나는 밝고 쾌활한 아이였지만

내 안의 나는

우울한 아이

혼란스러운 아이

어딘가 불안했다

그래서 낮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으로

별다른 탈이 없었지만 때때로

밤에는 나홀로 고독과 혼란스러움으로 힘들어했다

그래서 야식으로 빵을 입속에 우겨넣으며

잠시나마 행복감을 느끼곤 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날이 갈수록 내 몸은 불어났고

어느덧 12킬로그램이나 쪄버렸다.


불어난 몸도 몸이지만

내가 스스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거울 속 나는

어딘가 불안정해보였고

커져버린 몸에다 대고

“으휴 한심해

“그냥 나가죽어라. 병신”

“너같은 건 세상에 필요없는 존재야.”


이런 - 평소에는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자신에게 서슴없이 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나는

병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이 절정에 다닿아 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렇게 살다간 정말 죽겠다.”


“이렇게 살아선 안 돼.”


이렇게 나를 헐뜯다간 정말 얼마 못가 죽을 것 같았다

살고싶었다

그리고 나를 행복하게 하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간 ”행복하다.“ 라고 생각한 추억이

무려 15년 전,

에버랜드에서 가족과 함께 컵라면 하나를 돌려먹으며

하하호호 웃었던 기억 뿐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 결심 후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왜 나를 미워하게 되었는지


처음부터 나를 미워한 건 아니었다.


이 글을 읽고있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어린시절이 있었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기만 해도 꺄르르 웃음을 터드렸던 내가 있었음을

그렇게 순박하고, 어렸던 나는

점점 자라면서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생기고 말았다.


언니와 비교되었던 나

때로는 아빠에게 폭언과 폭행으로 쓰러져있던 나.

잘 나가는 친구의 은근한 따돌림.

오해를 받아 옆반 선생님께 따귀를 맞았던 기억 등


물론 비슷한 일들을 겪은 사람 중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것 따위는 하나의 사건일 뿐

그 무엇도 나를 정의할 수 없어!“

라고 철벽 방어를 할 수 있는 사람.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어린아이었고

나를 방어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알게모르게

마음속 상처가 곪고 있는지 모른채 살아왔던 것이다.




나는 생각보다 더 소중한 존재다

나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사람이다

나는 생각하는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10년 간 해온 일들을 통해

위 3가지 말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었다.


덕분에- 이제 나는

나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좋아하고, 아껴준다.

물론 아직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개념은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간 내가 나를 치유하기 위해 읽었던

1천 여권의 심리학 책 속에 담겨있던

단 하나의 메세지.


“내가 나를 진정 이해하면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연습 중이다.


내가 나에게 먼저 자비로워지고

내가 나에게 다정해지고

내가 나를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며

응원하고, 격려하는 연습.


다행인 것은

“나는 나를 왜 미워했을까?”를 알게되니

자신에 대한 연민의식이 생겼고

더이상은 나를 미워하지 않아야겠다

는 다짐을 할 수 있다는 것.


“어떻게 하면 나를 좀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를 질문하는 순간,

점점 더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게된다는 것이다.


성취도, 성공도

결국 행복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이해하고, 행복을 향해

한 걸음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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