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크리스마스에도 듣습니다
한여름에도 캐럴을 듣는다. 사실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 내게 12월이 다가오면 흘러나오는 거리의 캐럴은 되려 아쉽다. 시도 때도 없이 캐럴을 듣는 이유랄 건 딱히 없는데, 캐럴을 들으면 그저 기분이 좋아질 뿐. 정신적 안정감이 든달까.. 크리스마스 치고 행복하지 않았던 때는 거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무엇하는 거 없어도 들뜨고 새해를 기다리게 되는 게 크리스마스인 까닭이겠지.
즐겨 듣는 캐럴은 대부분 잔잔한 형식의 재즈. 가장 많이 듣는 앨범은 단연 마이클 부블레의 2011년 앨범 'Christmas'다. 테이프가 있었다면 너무 많이 들어 테이프가 늘어났을 터. 물론 없고, 땡스 투 스트리밍이다. 어디서든 인터넷만 되면 마이클 부블레의 캐럴을 실컷 들을 수 있다는 건 일종의 축복이 아닌가.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트랙은 'I'll be home for Christmas'. 집에 있는 걸 워낙 좋아해서는 아니고, 그냥 그 가사가 불러다 주는 기분 좋은 상상 때문일까. 특히 요즘같이 가족들, 좋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없을 때는 "I'll be home for Christmas, If only in my dreams"라는 가사가 더 애절하게 들리기도.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꼼짝없이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이놈의 역병이 차차 물러가고, 다음 해 크리스마스에는 사랑 빛이 반짝이는 곳(Where the love light gleams)에서, 이날 왔다는 예수가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