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덴의 양동이 고문 이야기
"아무런 의미도 없는 물 붓는 작업을 끝도 없이 반복해서 행해야 한다. … 이 악랄한 고문을 통해 '사람은 무의미한 일은 계속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
- 사토 덴의 [공부력] 中 -
사토 덴(佐藤 伝)과 가바사와 시온(樺沢紫苑). 인터넷 서점에 두 사람의 이름을 검색해 보면, 다양한 저작에 나타난 폴리매스적 성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폴리매스라 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급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다소 실망감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입해 보면 한 사람은 대치동의 유명 입시 컨설턴트쯤 되는 분이고, 다른 한 사람은 대한민국의 교육과 입시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는 직업을 갖고 계신 의사 선생님이니 우선 이들의 조언으로 [폴리매스 이니그마]의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사토 덴은 “공부력”(원제: 1日5分 頭がよくなる習慣, 하루 5분 머리가 좋아지는 습관)을 통해, 공부를 계속해 나가려면 배움의 의미를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개인적 경험을 사토 덴의 이야기를 전하기에 앞서 잠깐 나누려 합니다.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쳤던 한 학원에는 10/10이라는 정기적인 행사가 있었습니다. 흔히 ‘텐텐’이라 불렸는데, 말 그대로 시험을 앞두고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큰 자습실에 아이들을 모아 놓고 하는 단체 자율학습이었습니다. 식사도 도시락이나 김밥으로 대충 해결하고요.
그런데 일단 문을 걸어 잠그고 나면 공부할 마음이 전혀 없는 아이들은 다소 난감한 행동을 보여 줍니다. 저는 어떤 아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12시간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 곳만 응시한 채 멍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토 덴은 나치의 물 붓기 고문 이야기를 통해 사람은 의미 없는 일은 지속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감자에게 물이 가득 찬 양동이 하나와 빈 양동이를 줍니다. 신호음이 울리면 수감자는 양동이의 물을 빈 양동이에 옮겨 붓고, 신호음이 다시 울리면 물이 가득 찬 양동이에서 빈 양동이로 다시 옮겨 붓는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게 합니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총살형에 처했고요.
작업이 계속되면서 수감자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고 멈추지 못하는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했고, 이 작업을 계속하기를 거부하고 죽음을 택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물만 옮겨 부으면 되는 이런 간단한 일마저도 의미 없이 계속 반복되면 악랄한 고문이 됩니다.
공부를 오랜 기간 계속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 답을 찾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공부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도 완벽한 답을 찾지 못하고, 공부의 방향과 목적이 수시로 바뀌기도 합니다.
하지만 배움의 이유를 알고자 하는 마음, 수업을 듣고 문제를 푸는 자신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바로 공부를 하게 하는 동력이 됩니다. 그냥 '하라고 하니까 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처음부터 공부의 의미 찾기에 관해 가르쳐 주지 않은 어른들의 잘못으로, 지금도 많은 학생들은 양동이 고문류(類)의 공부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그들 중에 ‘아직은’ 성적이 좋은 친구들도 섞여 있고요.
- <실전형 폴리매스가 말하는 공부의 의미 (2)>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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