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인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를 읽고
제인 오스틴은 영국의 유명한 여성 소설가이다. 한번쯤 모두가 들어봤을 법한 <오만과 편견>의 저자이다.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라는 제목과 표지 뒤편에 적혀져 있는 짤막한 글 “인생에서 제인 오스틴이 필요 없는 때는 없다”라는 소개 글에서 부터, 제인 오스틴 소설의 메시지와 영향력이 무엇이기에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했는지 궁금했다.
저자 루스 윌슨은 60생일쯤 몸과 정신에 이상한 변화를 겪는다. 사회적으로는 자식을 다 키워내고, 남편과 잘 지내며, 손주들과 행복하게 보내는 삶이다. 하지만 그녀의 개인적인 삶을 달랐을까, 갑작스레 메니에르 증후군에 시달려 몸이 성치 못하게 되고, 주변인들이 낯선 타인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녀는 이때를 기점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돌보기로 결심하게 된다. 70세에 그녀는 제인 오스틴 다시 읽기를 시작한다.
아무래도 독서의 장점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겠죠. … 책을 정독하면, 특히 헨리가 한 것처럼 다시 읽기를 하면, 두뇌에 자극이 오면서 이야기 안의 숨은 의미를 알아내야한다는 도전 의식이 생기죠. 또 소설을 내 인생에 비춰서 해석해볼 수 있어요. -p.101
다시 읽는 과정 속에,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스토리가 짤막하게 소개되곤 한다. 이 과정에서 윌슨은 자신의 삶과 생각을 돌아보게 된다. 소설 속 비슷한 상황에 공감과 위로를 얻기도 하고, 삶을 다시 재정비하기도 한다. 너무나 이상적인 삶을 일궈온 것처럼 보이지만, 가부장적인 체제 하에 고군분투했던 본인의 모습을 다시금 꺼내보기도 한다. 이 직면의 과정을 통해 윌슨은 자신의 삶을 보듬게 된다.
비슷하지만 다른 상황에서 저자는 위로를 받기도, 힘을 얻기도 한다. 동시에 공허함과 허탈감도 함께 느끼면서 응어리져있던 감정을 파헤쳐보기도 한다. 소설 속 이야기에 자신을 반추하는 것, 그로 인해 내 인생을 낱낱이 뜯어보게 된다.
다시 읽기를 통해 내가 기대한 효과가 바로 그런 것이었다. 과거에 놓쳤을 법한 측면들을 알아차리기, 혹은 내 삶이 달라진 만큼 이전과는 다르게 읽어내기,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 앞날을 더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줄 통찰을 발견하기. p.286
책의 줄거리를 알고 있음에도 책을 다시 읽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나의 생각도 변화한다. 달라진 나는 같은 책을 보고 다른 것을 느낄 수 있고, 당시에 못 봤던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다시 읽기는 의미가 있다.
저자 윌슨도 다시 읽기를 통해 발견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처음 오스틴의 소설을 읽었을 땐 책 속의 시대를 이해하기 어려웠거나, 책속 인물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았다면 일흔이 되어 다시 읽었을 땐 이해의 폭이 더 넓어졌거나 안보였던 것들을 통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책을 다시 읽는 행위는 다각적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이다.
책을 읽다보니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함께 읽어보고 싶어졌다. 고전소설이기에 지금의 시대적 생각으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도 많겠지만, 그때의 시대를 살아가던 이들의 삶을 만나고 싶다. 시대적 상황에 순응하거나 저항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삶을 확장시켜보고 싶다.
진정한 독서가 무엇인지, 독서의 힘은 무엇인지 윌슨의 다시 읽기를 통해 느껴볼 수 있었다. 짧고 자극적인 것에만 노출되어 있는 우리는 깊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파고들고, 건강하게 비판하며, 삶을 통찰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올해는 조금 더 독서에 심혈을 기울여보는 것을 어떨까. 독서를 통해 내 삶을 조금 더 소중하게 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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