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상처와 분노에 대처하는 심리 기술
책의 제목처럼, 감정을 나의 힘으로 설계하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다. 다양한 변화를 마주하는 사회 초년생인 내게 정말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 속 만나게 되는 좌절, 분노, 원망 등의 감정이 두려웠으며 이를 다스리고 싶다는 욕구가 간절했다. 그래서 원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현명하게 다루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찾고 싶었다. 책을 읽기 전과 후가 달라져 있기를 바라며 차분히 읽어나갔다.
<감정도 설계가 된다>는 위로를 건네는 책이 아닌, 감정의 근원을 분류하고 파악하며 해결하는 체계적 절차를 알려주는 책이다. 즉, 기술적으로 감정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에 객관적인 자세로 나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형식이 나에게는 좀 더 명쾌한 해결책으로 다가왔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우리 안에 있는 분노다. 우리는 그것이 모든 두려움을 만들어낸다는 사실과 화로 인한 ‘독’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고 살아간다.
-p.18
작가는 감정을 설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화’의 종류를 알려준다. 24가지나 되는 화가 우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이런 것도 화의 일종이구나”, “나는 이런 화를 가지고 있었네”, “내 우울의 원인은 너구나”라는 혼잣말을 읊조렸다. 나를 움직이는 주 원인을 알아내니 막막하고 답답했던 마음을 해소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이 ‘화’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 화는 인간관계를 망가뜨리고, 몸을 다치게 하며, 마음을 갉아먹으며 결국은 나를 파괴한다. 나 또한 근래 들어 낮은 자존감에 휩싸였으며, 잔병치레에 시달리곤 했는데 이는 단순한 체력저하가 아니었음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 화에 무심했고 이를 다루는 방법을 외면한 채 하루하루를 이어나갔던 것이다.
그렇게 화는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중독’으로 연결된다. 이는 가장 흔한 현상이지만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한다. 이 증상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화 중독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를 이해하고 풀어 가야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타고난 내적 자원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불러낼 수 있다. 그 자원들은 당신의 삶 전체를 위해 준비된 것이다.
-p.99
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를 정면으로 마주보고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나열하고 이를 파헤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이야기를 다루기에 나의 이야기에 대입하며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이 파트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즉 감정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파트다. 먼저,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을 담담하게 나열해 아픔과 마주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우울을 지속시킬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이해하며 해결의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마무리는 이 감정을 잘 다스리고 설계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따라오다 보니 이전보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편안해졌음을 느꼈다. 어쩌면 가장 정직한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임을 깨달았다.
우울증, 피해의식, 죄책감, 복수심 등 참으로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 멀리서 봤을 땐 모두 하나의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했으나, 가까이서 보니 모두 각기 다른 감정들이었다. 충분한 이해와 분석 없이 빠른 시일 내에 뭉뚱그려 해결하려 했던 지난날의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마음 속 솟아오르는 감정들을 자세히 들여다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2장을 마무리했다.
상대방의 행동에는 우리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 자신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이 우리를 거부하더라도, 그것은 우리가 사랑과 보살핌을 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존재여서가 아니다. 그의 거부는 그의 선택일 뿐이다.
-p.250
마지막 장은 부정적인 감정을 잠재우고 나를 온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며 마무리된다. 이 장을 다 읽고 난 후 실제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를 유지하는 것은 이제 나의 몫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때마다 나를 다스리고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나 자신에게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참으로 중요한 존재였다. 나를 사랑할 줄 안다면 남의 시선과 아픈 소리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타인을 사랑할 줄 안다면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대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정말 작가가 한 말 그대로 최선의 방어는 사랑임을 진심으로 이해했다. 사랑이 충만하다면 그 어떤 어려움과 시련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사랑이야 말로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이었음을 깨달았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실제로 감정을 설계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전보다 훨씬 가볍고 홀가분한 기분이었으며, 자신감과 편안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감정을 뒤로한 채 현실을 바쁘게 살아내는 모든 이에게 <감정도 설계가 된다>를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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