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을 기다리며
전국의 다양한 축제들이 모두 취소되고 있는 요즘, 반갑게 모습을 보인 축제가 있다. 바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이다. 매해 8월 열리는 프린지는 올해도 약속을 지키듯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예술인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온라인 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페스티벌을 시도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 특별하고 소중한 축제를 잘 즐기기 위해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마쳐야 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은 8월 13일부터 23일까지는 문화비축기지에서 오프라인으로, 24일부터 31일까지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총 84팀의 예술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축제이다. ‘프린지’ 축제에 걸맞게 작품에 대한 심사나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아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예술가들의________축제'를 주제로, 축제의 본질인 예술가들에게 집중하고자 한다. 예술인 한 명 한 명 모두를 담고자 하는 이 축제는 마치 코로나 상황 속 주류에서 밀려난 예술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축제에서 만큼은 예술인들이 ‘주’가 되어 마음껏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또한 ‘________’ 빈칸에는 무한한 상상을 집어넣게끔 하는데 이는 축제 참여자들의 능동적인 향유를 부추기는 것만 같다. 참여자가 느끼고 싶은 대로, 느껴지는 대로 빈칸을 채워나갈 수 있다.
예술인과 향유자에게 맡겨진 이 자율성이야 말로, 프린지 페스티벌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모두가 축제의 주체가 되어 프린지를 이끌어 나갈 모습이 기대된다.
도시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다.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페스티벌이 취소되었으며 문화 기관은 폐쇄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예술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누군가의 버스킹으로 뜻밖의 위로를 얻는 사람, 1년을 기다린 페스티벌에서 활력을 찾는 사람, 멋진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 등 모두가 도시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올해의 프린지 페스티벌이 더욱 소중한 이유다. 예술과 예술인은 잠깐이나마 사람들에게 숨통을 틔어줄 것이라 예상한다. 잊고 있었던 다양한 감정들을 끌어올려줄 것이며, 멈춘 도시를 움직이게 할 것이고, 형형색색의 움직임으로 반짝임을 선물할 것이다.
아마도 시민들은 이번 프린지페스티벌을 통해 느낄 것이다. 우리에게 예술과 예술인이 필요한 이유를, 예술이 주는 힘이 무엇인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이다.
온라인으로 페스티벌이 진행되다니, 올해의 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온라인용 패키지’이다. 축제에 함께 참여하는 느낌을 선사하기 위해 게임시스템과 결합한 가상의 문화비축기지를 만날 수 있게 했다.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를 만들고, 이 캐릭터를 통해 축제의 공간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원하는 작품을 선택해 마음껏 작품을 향유할 수 있다. ‘집콕’ 트렌드와 완벽하게 부합하는 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을 온라인화 시킨 것은 정말인지 새롭다.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가 프린지의 정신과 닮아 있다. 아직까지 온라인 형식의 페스티벌은 대중화되거나 활성화되지 않아 모든 이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큰 호평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무렴 어떨까. ‘프린지’페스티벌이기에 그 시도와 도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프린지페스티벌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아냈다. 그 빛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코로나19가 문화예술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실험해도, 우리는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 나은 방식을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
- The 23rd Seoul Fringe Festival
일자
오프라인 08.13~08.23
온라인 08.24~08.31
오프라인 월, 화, 수 공연 없음
장소 : 문화비축기지
티켓가격
온라인/오프라인 티켓
각 25,000원
주최
프린지페스티벌 사무국
서울프린지네트워크
후원
마포구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비축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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