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에 담지 못한 이야기

시장의 풍경

by 지천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에도 요즈음은 그렇게 눈을 뜬다. 침대 위에서 뒤척거리다 일어나 옷을 입고 시장으로 갔다. 퍼사 봉축인데 ‘퍼사’는 우리말로 시장이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자주 온 것은 아니지만 매번 풍경이 다르지 않다. 팔 물건을 다듬고 있는 상인들, 이것저것 들춰보는 사람들, 국수 종류로 아침을 먹고 있는 손님들, 그들 사이를 이방인이 아닌 주민으로서 지나간다. 가끔씩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냥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가는 길에 어물과 닭, 소, 돼지고기 파는 곳이 질서없이 섞여 있는 것을 본다. 강에서 잡아올린 민물고기도 제법 있다. 게 중에는 살아서 퍼득거리는 것도 있고 머리가 잘려 뻘건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것도 있다. 그 옆에는 온갖 채소와 과일을 파는 곳이 있는데 이러한 것은 실내만이 아니라 실외에도 펼쳐져 있다. 그리고 온갖 잡화를 파는 가게도 실내ㆍ외 모두에 있다. 다른 점이라면 실외에 펼쳐놓은 것은 가짓수가 많지 않은데 실내는 온갖 물건들이 다 있는 듯한 제법 큰 가게다. 특이한 것은 물건을 파는 사람들 중에 젊은 여성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중년 이상의 여성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 아주 젊은 여성이 물건을 앞에 놓고 손님을 부르는 모습이 신기해 자주 눈길이 간다. 그들 중에는 고기를 파는 곳에 제법 큰 칼을 들고 고기를 손질하는 여성이 있었고 또 히잡을 쓰고 닭고기를 파는 여성도 있다. 이들은 모두 결혼을 하지 않은 듯했는데 사실인지는 모른다. 이곳 여자들은 우리보다 일찍 결혼을 한다고 하니 어쩌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캄보디아 사람들 평균 연령이 이십 몇 세로 무척이나 젊은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젊은 여성, 특히 큰 칼을 들고 고기를 손질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는 것은 낯설고 신기하다.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군데군데 구걸을 하는 사람이 손을 벌리고 있다. 게 중에는 다리가 없는, 비교적 젊은 남자도 있고 너무 말라서 뼈만 앙상한 할머니도 있다. 계란과 돼지고기, 그리고 아침에 먹을 것 사고 과일을 좀 샀다. 돌아오는 길, 자주 들르는 집에 가서 코코넛 한 통을 사서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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