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궁금증이 다 풀릴까
보파 선생님과 같이 연못 옆에 있는 카페로 갔다.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더 있어서였다. 그건 지난 금요일 우리 집에서 이야기하다가 궁금증만 남기고 끝내버린 이야기다.
“보파 선생님. 지난 번 우리집에서 이야기를 할 때 아이에게 매를 대면 큰일난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요?”
이곳 아이들 교사의 말을 잘 들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직접적으로 물어보았다.
“말 안 듣는 아이들은 별로 없어요. 그래도 그런 아이가 있으면 부모들이 그 아이를 사립학교로 보내기도 해요.”
“사립학교요? 왜요?”
“사립학교 선생님들이 좀더 엄하게 하는 편이거든요. 공립학교 선생님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사립학교 선생님들이 애를 많이 먹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공립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국가에서 주관하는 임용고사를 치고 사립학교는 학교 재단에서 채용을 하는데, 캄보디아도 그런 방식으로 교사가 되는 건가요?”
“예, 그렇다고 알고 있어요.”
“아, 그렇구나. 그러면 학교에서 교사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는 어떻게 해요?”
“그냥 학교 못 올라가게 해요.”
“퇴학을 시킨단 말인가요? 아, 퇴학은 학교에 못 오게 학교 밖으로 쫓아낸다는 뜻이에요.”
“그건 아니고 그냥 신입생으로 못 들어오게 한다는 거예요?”
여기서 잠시 혼동이 생겼다. 신입생으로 학교에 입학을 해서 학교에 다니던 아이인데? 그 아이가 선생님 말을 안 들을 때 어떻게 하냐고 물었는데 신입생으로 못 들어오게 한다? 뭐지? 여기서 소통이 잠시 멈췄다.
“그러니까 신입생으로 못 들어오게 한다는 말은 학년을 마치고 다음 학년으로 못 올라간다는 말이에요?”
“예, 그거요. 학년에 못 올라가고 그냥 공부 다시 해야 해요.”
“그렇구나. 그건 유급이라고 말해요.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학년 마치고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는 것은 진급,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유급, 이렇게 말해요. 퇴학은 아예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다는 뜻이고요. 그러니까 보파 선생님이 말한 것은 유급이에요. 한국에서는 교사의 말을 잘 안 듣는 학생은 벌점을 주고 벌점이 높으면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교육을 하는데 큰 효과는 없는 것 같았어요.”
내가 보기에 이 나라 학생들은 워낙 순해서 부모님이나 선생님 말을 잘 듣는다. 그래서 말썽을 피우는 학생이 없을 줄 알았다. 그래도 그런 학생들이 더러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하긴, 세상 어디에 그런 학생이 없을까? 문제는 그 학생들을 어떤 방식으로 대하고 지도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남학생, 여학생 간의 사귀는 문제에 대해서도 짧게 이야기를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부모 몰래 사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리 많지는 않단다. 지금 만나는 대학생들도 수업 중에 연애나 사랑, 혹은 키스 이런 말이 나오면 얼굴을 수그리면서 몹시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20살이 넘은 대학생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처음에는 좀 낯설고 신기했다. 대학생이 되면 부모가 이성을 사귀는 것을 허락하고 허락이 없이 사귀어도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고하는데 하여튼 이곳 아이들, 아직은 이성을 사귀는 문제에 있어서 크게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가끔씩 나는 그런 것을 느꼈다.
결혼식 이야기가 나오면서 내가 지참금에 대해 물어봤다. 아직도 지참금 제도가 있지만 자신들은 따로 지참금을 남자에게 받지 않고 결혼 비용도 같이 충당하기로 했다고 한다. 참 좋은 일이다, 앞으로는 그런 방향을 갈 것이라는 덕담을 해 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결혼 후 남자가 여자의 집에 들어가 살았지만, 그래서 강한 모계 사회라고 이야기를 해 왔지만 앞으로는 그것도 점차 바뀔 것 같다고 한다. 그 역시 그래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