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와 블로그 챌린지
네이버 블로그에서 챌린지를 하면 종종 들여다보는 편이다. 2021 년 코로나 때 처음 등장해 떠나간 1020대를 돌아오게 만들었던 오늘일기 챌린지를 시작으로, 블로그는 매년 다양한 콘텐츠 ‘놀이’ 문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는 왓츠인마이블로그 챌린지.
이전에도 플레이스 리뷰를 주제로 챌린지를 했던 것 같은데 싶어 찾아보니 '체크인 챌린지'라고 있었다. 그 안에 담긴 기획 의도는 명확하다. 공연, 책, 전시 같은 문화생활 기록도 가능하지만, 결국 네이버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제품과 장소 리뷰이다.
숏폼은 이미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 릴스에 밀린 지 오래이다. 네이버도 얼마 전 ‘클립 크리에이터’를 선발하며 숏폼을 키워보려 하고 있다.
클립 홈을 만들고 피드도 인스타를 카피해 놨는데, 막상 네이버 앱을 쓰고 있는 유저 외에는 이렇다 할 창구가 없단 말이지..
그러나 장소와 제품 리뷰만큼은 네이버가 강점이 있는 영역이다. 챌린지도 단순한 일기 쓰기가 아니라, 정보성 글을 늘리려는 방향에서 기획되었다 할 수 있다.
제품 리뷰는 단순한 소비 기록이 아니라 커머스를 강화하려는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실제 사용자 경험으로 장단점과 제품 비교, 추천 포인트를 짚어주니, 다른 소비자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구매 근거가 된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이런 리뷰가 많아질수록 콘텐츠 생태계가 풍성해지고, 동시에 이커머스의 자산이 된다.
결국 챌린지를 통해 확보된 리뷰는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콘텐츠 풀인 셈이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올해 3 월에 론칭한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을 떠올려 본다.
이 앱은 기존 네이버 앱이 지닌 구조적 제약을 넘어, 오직 탐색형 쇼핑에 최적화된 무대로 기획되었다. 메인 화면은 검색창과 뉴스가 아니라 광고 배너와 개인화된 상품 큐레이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기존 네이버의 콘텐츠 자산을 앱의 사용자 경험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단의 발견 탭은 인스타그램 릴스 탭과 유사한 형식을 따른다. 사용자는 스크롤다운하며 영상을 넘기고,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곧장 제품 정보 버튼을 눌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이동한다. 창작자 아이콘을 누르면 브랜드관으로 이동해 다른 상품까지 탐색할 수 있다. 즉 네이버 커머스의 핵심인 스토어 상품 페이지와 브랜드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버티컬 창구로 기능한다!
또한 상단의 For You 탭에서는 영상과 함께 블로그 글이 같은 구좌에 노출된다. 예를 들어 같은 브랜드의 신발이라면 광고 영상은 착용 이미지를 보여주고, 블로그 글은 사이즈감·착화감·배송 후기 같은 텍스트 맥락을 제공한다. 유저는 시각적 자극과 정보적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고, 자연스럽게 구매 전환으로 이어진다. 이는 국내에서 네이버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특한 쇼핑 경험이다.
앱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 출시 초기 8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다시 한번 대대적으로 홍보되었다. 멤버십 이용자의 거래액 비중은 기존 앱 대비 30 포인트 이상 높다고 한다. 네이버 보도자료에 따르면 입점 브랜드에서 단골손님을 만들기 위해 바우처를 제공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각 브랜드에서 네이버를 통한 매출액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을 것이다. 이용자들의 리텐션을 계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브랜드들의 마케팅 투자가 지속 가능할 것이다.
7월 기준으로 리텐션 관련 지표인 고착도와 평균 사용 시간을 보면 각각 20.1 % 와 6.8 분이라고 한다. 쿠팡에 비해 낮지만, 네이버앱의 월간사용자수가 7월 역대 최고인 4,443만 명을 찍은 것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다시 오늘 메인인 블로그로 돌아가 보면,
블로그 글쓰기 UI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데 PC 버전에서 ‘글감’을 하단 바로 따로 빼둔 것이다. 챌린지 참여 시기와 맞물린 업데이트였다. 장소와 제품 후기 주제로 한 정보성 콘텐츠 작성을 더 쉽게 유도하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콘텐츠 커머스에서 중요한 것은 선순환이다. 챌린지로 생성된 제품 리뷰가 발견형 커머스 앱과 만나고, 그 리뷰가 다시 소비 전환으로 이어지며 이커머스 파이를 키우는 구조이다. 이를 위해 배송, 멤버십, 브랜드 관리 같은 커머스 기반을 함께 강화해야겠지만.
목적형 소비에서 탐색형 소비로.
콘텐츠와 리뷰 -> 발견 -> 소비.
네이버가 토종 플랫폼으로서 거의 유일하게 이 흐름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다행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참조)
https://www.ceoscoredaily.com/page/view/2025090410581516013 ,
https://retailtalk.co.kr/Strategy/?bmode=view&idx=167450840 ,
https://www.etnews.com/2025070100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