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회사 직장인의 커머스 도전기 - 1

신동아아파트 103호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각별한 이유

by 메이커 이에리




이커머스 회사 재직 중 플랫폼 운영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오너먼트를 파는 스토어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왜 하필 크리스마스 장식이냐 하면 아래 글로서 한번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커머스 정책과 운영만 데이터 관리만 하던 입장에서 실제로 크로스보더 셀러가 되어 본 상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차차 풀어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오너먼트가 궁금하다면 ..

https://smartstore.naver.com/hohohohaus




한국에서 아파트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가끔 크리스마스 트리를 거실에 배치한 집들이 눈에 띈다. 베란다 창에 전구를 감아 화려한 레인을 만든 집부터 천장에 닿을 듯한 200 센티짜리 초대형 트리까지. 그중에서도 나를 즐겁게 하는 건 단연 신동아아파트 103호에서 베란다 창문에 붙인 작은 리스이다. 그 리스는 자기가 보려고 붙인 것도 아니고 오직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위해 붙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 집은 확장형 거실이 아니었다!!

이 리스는 집 안이 아니라 집 밖을 향해 걸려 있다!
실제로 보면 주변이 어두워서 정말 저 리스가 유독 빛난다

밤 10시에 어둠 속에 홀로 빛나는 리스 전구를 상상해 보라. 마치 가로등 밑을 지나가다 때마침 점등 시간이 맞아떨어져 불이 번쩍 들어오는 순간만큼 반갑다.


어릴 적 낭만이 꺼져간 탓인지 아니면 사회가 변한 탓인지 (얼마 전 부산에서 크리스마스 버스가 민원으로 종료됐다는 아쉬운 소식을 들었다) 서울에서는 시내에 나가지 않는 한 동네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렵다. 아무리 더현대 팝업이나 명동 신세계백화점 미디어 파사드, 광화문 크리스마스마켓 등 크리스마스를 상업화한 이벤트는 더욱 다채로워졌다지만, 굳이 이벤트를 즐기러 복잡한 지하철을 타고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 밀려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잘 들지 않는다.


어렸을 때 내가 살던 아파트는, 입구의 나무와 식물 조경마다 전구를 감아 집에 돌아가는 길이 놀이공원 입장 같았다. 이제는 ‘폐장’했지만. 특히나 가정집에서 매년 트리를 내놓는 집은, 내가 크리스마스 사업을 하다 보니 알게 되었지만 주변에서 거의 우리 집 밖에 없었다(!).


World Bank, DC
National Library, DC


반면 미국에 가 지내니 매일매일 질릴 때까지 크리스마스 투성이. 가정집에서도 어찌나 크리스마스 방식을 요란하게 하는지 처음 두 눈으로 봤을 땐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중에서도 땡스기빙에 기꺼이 나를 집으로 초대한 내 친구 에밀리의 차를 타고 크리스마스 ‘하우스 쇼핑’을 한 건 가장 귀여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하우스 쇼핑이라 함은 차에 탄 채로 미국의 고급 하우스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어느 집에서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나 하고 구경하는 것이다. 사파리 투어처럼. 대개는 집의 층수가 높아질수록 외관이 웅장해질수록 장식의 수준도 화려함을 더해갔다.


잔디에 세워놓은 사람만 한 눈사람 모형, 지붕 위에 올려놓은 산타 풍선, 기둥을 모두 감은 조명들.. , 처음엔 모든 순간을 카메라로 담던 나도 어느덧 에밀리와 함께 이 집이 최고였다 저 집이 최고였다 하며 가장 유니크한 집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모든 집이 다 그 나름의 개성으로 멋졌지만,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집은 지붕 레일과 기둥, 나무 전체를 조명으로 둘러 낮만큼이나 화려하고(;;) 앞마당에는 썰매 끄는 루돌프와 산타, 스노우맨 장식 등을 배치해 마치 연출된 무대 같았던 집이다.

지붕 레일 조명은 빠질 수가 없다. 이 집은 다소 심플한 장식을 했으나 컨셉에서 절제미가 느껴져 기억에 남는다.
역시 조명은 다다익선이다

심지어 그때는 11 월 넷째 주니까 우리나라로 차면 아직 크리스마스 트리 검색량이 아직 1차 피크를 맞기도 전이다. (나는 데이터랩으로 3 년간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검색량을 분석했다)


물론 경쟁하듯 보여주는 미국 크리스마스 홈데코 문화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보여주는 데 열을 올리냐는 목소리도 있는 듯하다. 마당과 지붕을 꾸미면 집안에 있을 땐 거의 보이지도 않으니 보여주는 목적이 크다는 건 일견 맞는 말 같다.

그러나 그저 미국에 잠시 머물렀던 이방인으로서 기념할 이벤트와 너그러운 장식들로 가득한 미국 크리스마스 시즌은 매일매일 가지 않아도 애버랜드에 놀러 간 느낌이었달까. 일상 속의 에버랜드라니- 너무나 사치스럽다!



비단 미국인들이 꾸미길 좋아하는 건 크리스마스만이 아니라 할로윈, 땡스기빙 등에도 마찬가지고 종이 가랜드, 사진 프린팅 등 직접 만든 장식을 종종 보게 된다는 걸 생각하면 전반적으로 미국인들은 기념하는 걸 참 좋아하고 거기에 정성을 쏟는 느낌이다. 축하할 일을 온전히 축하하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그다음 일을 고민하는 습관을 좀 고치고 즐길 줄 알아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달까. 연말인데 좀 더 여유를 갖고 보내보자고요


고층 아파트가 거주의 기본공간인 우리나라에서는 집을 크리스마스로 꾸미는 건 뭔가 제약이 많다. 그러니 더더욱, 간혹 가정집 저층에서 크라스마스 무드로 꾸민 것을 보면 자연스레 멋진 장식을 행인에게 내보여 주려는 집주인의 너그러운 마음을 상상해 보며 나도 여유로운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베란다에 나와있는 집주인을 우연히 만난다면 괜히 말을 걸어보고 싶어질 것 같다.


⁃ 안녕하세요 장식이 귀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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