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처럼 돌고 도는 내 하루

오늘도 나의 하루는 어김없이 흐르고 있다.

by 용띠 취준생

"윤회,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기를 반복하다."


내 하루의 일과는 윤회다. 인도 계통의 종교인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에서 쓰이는 용어로 사람이 태어나 늙고 병들었다가 죽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마치 바퀴가 돌듯이 세상이 돌아간다고 붙인 단어다. 이를 한자로 바퀴 륜(輪)을 써서 윤회(輪廻)라고 한다. 구르고 구르는 바퀴처럼 나의 하루 일과도 다르지 않다.


하나. 주요 채용포털을 쓱 들러보며 내가 지원할만한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스크랩한다.

둘. 혹시 포털에 올라오지 않는 다른 채용공고가 있을까싶어 네이버 카페도 둘러보며 스크랩한다.

셋. 맘에 드는 채용공고가 있으면 링크를 나의 카톡으로 보내놓고 일정을 정리한다.

넷. 이후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기업리뷰를 확인하고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내 나름의 하루 일과이다.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가끔 어제의 불합격 소식이 있었다면 오늘은 잊으며 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덮어 온 억겁의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익숙해진 느낌이다. 억겁은 무한히 지나온 긴 세월을 뜻하는 불교용어다. 전생에 쌓은 500겁의 인연으로 옷깃을 스칠 수 있으며, 1,000겁의 인연이 쌓이면 한 나라에 태어나고, 2,000겁의 인연은 하루 동안 길을 동행하게 되며, 3,000겁의 인연으로 하룻밤을 한 집에서 자게 된다고 한다. 4,000겁은 한 민족으로 태어나고, 5,000겁은 한 동네에 태어나며, 6,000겁은 하룻밤을 같이 한다. 그리고 부부의 인연은 전생에서 7,000겁의 선근이 쌓여 만나는 인연이라고 한다. 흔히 억겁의 인연이 쌓여야만 관계가 맺어질 수 있다고 표현한다.* 도대체 내 직장과의 연은 얼마나의 겁이 있어야 가능한 건지 아니면 내가 직장과의 연이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 나무위키 '영겁'


"그럼 한번 슬슬 자기소개서를 써볼까?"


이제 자기소개서를 쓴다. 나는 자소설닷컴을 활용한다. 광고가 아니라 진짜 내가 사용하고 있는 홈페이지다. 글자수와 맞춤범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년 내가 얼마만큼 노력했는지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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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좌) 하반기(우) 자기소개서


자소설닷컴에는 별도의 채용사이트를 운영하지 않고 계약직 또는 파견직으로 엑셀이나 워드를 활용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럼 이보다는 더 많을 것이다. 참 부단히도 노력해왔구나.. 애썼구나.. 이런 노력을 채용 담당자들이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인정받고는 싶다.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열심히 살아왔음을.


그렇게 오늘도 나는 윤회의 삶을 살아간다. 취업이 될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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