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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도시

by 이창룡
KakaoTalk_20250919_161752110_1.jpg “빛이 없는 도시, 반영 속에서 숨을 쉰다.”

또 다른 도시

무심코 걷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순간이 있다.

흔하디 흔한 도시의 풍경.


그런데 비가 내린 후,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뒤집힌다.


아스팔트 위 작은 물웅덩이가 거대한 거울이 되어,

하늘이 담기고, 빌딩이 거꾸로 매달린 또 다른 도시가 펼쳐진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 낯설고 불안정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 안에 진짜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만 같다.


삶도 그러하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닐 때가 많다.


때로는 고개를 숙여, 발밑에 펼쳐진 또 다른 세상을 들여다봐야 한다.


완벽하고 아름답게 정돈된 풍경이 아니라,

물결처럼 일렁이고 파편처럼 부서진 그 모습 속에서

비로소 삶의 깊이를 깨닫게 된다.


웅덩이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어쩌면,

완벽함이 아닌 불완전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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