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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존재

by 이창룡
20250920_123229_1.jpg “새는 날지 않는다. 그저 바라본다

고독한 존재


복잡하게 얽힌 철골 구조물과 전깃줄이

회색 하늘 아래 날카로운 단절의 풍경을 만든다.


이 도시의 신경망 가장 높은 곳,

흰 해오라기 한 마리가 위태로운 줄 위에 서 있다.


그 하얗고 여린 실루엣은

차가운 금속과 짙은 먹구름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해오라기는 도시의 질서를 비웃듯,

자연의 질서 그대로를 지고(至高)의 공간에서 구현한다.


인간이 만든 거대한 기계적 구조와 홀로 선 생명의 고독한 대비.

우리는 이처럼 익숙한 도시의 풍경 속에서

문득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마주할 때,

우리가 어디에 속해있는지를 다시금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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