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은 여행을 싣고
2017/09/11(월)| 런던 8일 차
예정 루트 : 우체국 – (미정)
여행 중 마그네틱은 로망이지
오늘은 그동안 사 모았던 마그네틱을 한국으로 부치기로 정한 날이다. 여행 가방 속 슈퍼마켓 봉지에는 나름 신중히 고른 마그네틱들이 담겨있었다. 이 마그네틱은 여행의 기록이자 나에게 보내는 선물이었다. 암스테르담 이후 여행지가 늘어날수록 조금씩 무게를 더하던 마그네틱들을 들고 우체국으로 향했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갔던 곳이 우체국인지 택배회사 사무실인지조차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그리고 우체국에서 찍은 사진은 없다... 너무 슬프다.
당연히 영국 우체국은 한국과는 달랐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배송 절차를 마쳤다. 한국으로 향하는 상자에 9파운드를 지불했다. 물건을 보낸 건데, 이상하게도 마음 한 조각을 떼어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기분이었다.
익숙한 맛을 사다
우체국을 나와 차이니스 슈퍼마켓에 들렀다. 특별한 계획도 없었고, 그냥 라면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신라면 여덟 개와 맥주 세 병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계산대에 찍힌 금액은 10.03파운드가 나왔다. 시대가 좋아져서인지 여행을 하며 한국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지 못했던 경험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익숙한 맛을 사는 행위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마켓을 나와서 잠시 고민했지만, 굳이 더 돌아다니지 않았다. 오늘의 ‘미정’은 귀가 후 휴식으로 정했다.
다시 벙커 침대로
봉다리를 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상자를 보내고, 장을 보고, 침대로 돌아오는 짧은 동선이었다. 그래서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하루는 나름 알차게 채워졌다. 여행이 길어지고, 한 장소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여행이라는 말보다 어울리는 단어를 찾고 싶었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영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비웠다. 그리고 또 다른 생각을 채우고, 변화하는 중이다. 짜파게티를 뽀글이로 먹으며, 숙소에 있는 바에서 보는 풍경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여행은 고향집 앞에 앉아 흐르는 냇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여행지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말이다.
오늘의 질문
당신에게 여행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신 적은 있었나요? 당신에게 여행이라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댓글에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비용 정리
우편 발송(한국): 9.00 파운드
장보기(라면 8개, 맥주 3병): 10.03 파운드
- 하루 지출 합계: 19.03 파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