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허(Brugge)로 가는 날, 낯선 평온을 싣고
2017/08/28 (월) | 브뤼셀 3일 차 & 브뤼허 1일 차
이동은 여유 있게
아침 식당에서 조식을 먹고, 가볍게 허기를 달래 두었다.
오늘도 백업과 사진 셀렉을 하며, 로비 소파에 몸을 묻어 놓고 있으니
시간이 흐르는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함을 만끽했다.
12시 40분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
배낭을 어깨에 메고, 브뤼셀 북역으로 걸어갔다.
티켓을 끊고 안내 직원에게 플랫폼을 물었다.
지역을 이동하는 날에 느껴지는 작은 긴장은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설렘이었다.
1시 40분 플랫폼으로 기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다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여행객이 되었다.
낯선 도시; 브뤼허
열차는 1시간쯤 달렸다.
창밖 들판에 초록 물결이 흔들리다
어느 순간 고즈넉한 벽돌 지붕들로 바뀌었다.
브뤼허는 여행을 하기 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역사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공기가 조금 더 낮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낯선 도시의 골목을 염탐하듯 천천히 걷다가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을 했다.
방에 들어서니 홍콩에서 왔다는 친구가 먼저 있었다.
샤워로 여름의 열과 땀을 식히고,
근처 마켓에서 저녁거리를 사 왔다.
작은 주방에서 냄비 밥을 만들고,
캔맥주를 따는 순간,
비로소 오늘이 시작된 것 같았다.
밤 산책의 촉감
저녁을 먹고 카메라를 들었다.
브뤼허의 저녁은 낮보다 한 톤 어두운 금색이었다.
리넨 셔츠와 벽돌길, 운하 위 가느다란 조명까지
이 도시는 조용히 사진을 찍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돌아오니 방에는 두 명이 더 와 있었다.
짧게 인사만 나누고 각자의 공간으로 흩어졌다.
침대에 누워 영상을 틀어놓은 채
오늘 찍은 사진을 한 장씩 넘기며 메모장에 기록을 남기고 있다.
새벽 1시.
눈꺼풀이 천천히 접히려고 한다.
"이제 그만, 내일을 위해 쉬자!"
침대 스프링이 작게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하루 끝자락에 남은 질문
새로운 도시에서 맞는 첫 밤;
설렘과 고독 중 어느 쪽이 나를 더 깊게 잠들게 하는 걸까?
오늘의 지출
기차(브뤼셀→브뤼허): 15유로 (시티은행 2.1)
저녁 식재료 & 맥주: 7.20유로
└ Leffe Gold 1.38 / Leffe Black 1.38 / 삼겹 1.45 / 쌀 2.49(500 g×8) / 양파 0.20 / 비닐백 0.10
숙박
└ 브뤼허 2박: 46유로 (6.4 시티은행)
└ 뒹케르크 1박: 36유로 (삼성카드 5)
└ 도버 2박: 5.6유로 (시티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