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버 찾아 삼만리...?
2017/08/31 (목) | 덩케르크 2일 차 & 도버 1일 차
생각보다 멀다... 덩케르크 페리 선착장...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확인했더니 맑았다.
오늘을 많이 걸어야 하기에
짐을 가방에 차곡차곡 정리해서 넣었다.
최대한 걷기에 불편함이 없는 상태를 만들어야 했다.
나갈 채비를 마치고 덩케르크 페리 선착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걷다가 공원에서 샛길로 빠지기도 했고, 동네 주민을 만나 촬영도 하며 천천히 이동했다.
군대 행군을 하듯 한 시간에 오십 분을 걷고, 10분을 쉬어 가며 걸었다.
길을 걷다 마주친 사람들의 사진을 찍으며 걸으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나 오래 걷다 보니 업이 되어갔다.
힘들어서 조금 쳐져갔던 기분이 시간이 지나며 차오르고 있었다.
알 수 없는 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소한 만남이 쌓여 여행의 포만감이 되는 것 같았다.
세 시간 반 남짓 걸었을 때,
루마니아 가족의 차량을 얻어 탈 수 있었다.
나에게 행선지를 묻고 방향이 같다며 태워준다던 가족은 아이와 엄마가 뒷좌석에 있었고,
나는 보조석에 앉게 되었다.
그들은 여름휴가를 맞아 루마니아에서 차량으로 가족 여행 중이라고 했다.
당황스럽네...
루마니아 가족의 도움으로 30분을 편하게 왔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남편 되는 사람이 말했다.
"헤이. 기다리고 있을게."
나는 갸우뚱했다.
"고마워. 그런데 먼저 가도 될 거 같아. 표 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거야."
"그래? 그럼 즐거운 여행해."
"응. 정말 고마워 편안하게 왔어. 즐거운 여행해."
나는 이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들이 차량을 타고, 선착장 안으로 떠났다.
나는 손을 흔들며 그들을 배웅한 후 매표소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붙잡았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버렸다.
이건 정말 중요한 정보이자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였었다.
도보로 여행자하는 사람들은 페리를 탈 수 없다는 것,
최소 자전거 한 대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었다.
내가 이번 루트를 정했던 이유는 암스테르담에서 로테르담으로 가는 기차에서 만났던 여행자에게 추천받았다. 그 후 많은 고민 없이 덩케르크를 루트에 이동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추천하던 친구는 자전거로 여행 중이었다.
그래서 이런 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내가 영어가 부족해서 못 듣고 넘겼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사전에 조사를 하지 않은 것도 실수라 생각했다.
여행으로 배우는 모든 경험들이 삶에 어떤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도움은 되지 않을까...
무식하면 손과 발이 고생한다는 옛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물론, 모든 말들이 정답은 아니리라 본다.
여행을 시작할 당시,
영어를 몇 단어만 아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여행을 하며 영어가 조금씩 들리고 말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 일본어를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났다.
이번 여행은 생존을 위해 영어를 아니 다른 언어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할까 싶다.
이런 게 진정한 배움 아니겠는가?
어쩔 수 없는 지출
나를 태우고 배까지 들어갈 차량이 없어서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
매표소에 물어보니 도보 승선은 처음 예정지 칼레였다.
위치를 알고 구글맵에 확인하니 도보로 6시간, 차량으로 30분이 걸렸다.
일단 매표소에서 이동하는 대중교통이 없다고 하니 직원에게 가까운 정류소를 물어 경로를 확인했다.
정류소는 도보로 50분이 떨어진 장소에 있었다.
직원이 택시를 부르면 10분 안에 온다고 했고, 택시를 불러준다고 했다.
택시 요금은 칼레까지 약 110유로라고 직원이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는 택시를 요청했다.
콜택시를 부르고, 매표소 앞에서 택시를 기다렸다.
택시가 오는 동안 만났던 노부부가 기억에 남는다.
매표소 앞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 후 자전거로 환승해 선박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는 노부부의 허락하에 사진을 찍었다.
그 노부부가 멀리 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
멀리서 택시가 들어오고 있었다.
우리는 인사를 하고, 현금이 없는 상황을 기사에게 전달했다.
카드 결제는 불가능하지만, ATM이 있는 장소를 경유해서 갈레까지 가기로 했다.
택시 탑승 후 미터를 보니 기본 7유로 아니 29유로가 찍혀 있었다.
경유지에서 150유로를 인출한 후 칼레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적은 95유로가 청구되었다.
어쩔 수 없는 지출이었지만, 택시비가 아닌 모델료를 지불했다는 생각을 하며 나를 위로했다.
즐거워하는 기사의 사진을 찍고, 칼레항을 담았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 후 기다리며 멍 때리고 있었다.
이때 같은 배를 탑승하는 승객의 도움으로 급히 버스에 탑승을 했다.
버스 안에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한 상태였다.
그래서 이미그레이션을 해야 했다. 유럽에 들어오며, 두 번째 이미그레이션이었다.
칼레를 떠난 배는 두 시간 뒤 도버에 도착을 했다.
버스가 항을 나와 정류소에 정차를 했다.
도보로 5분 숙소에 도착하니 문은 잠겨 있었다.
그래서 주인에게 연락을 취한 후 주변 산책을 시작했다.
한 시간쯤 걷다 돌아오니 주인이 왔다는 연락이 왔다.
체크인 후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었다.
긴장이 풀리고 잠이 쏟아졌다.
그리고 영국 날씨에 대해 많이 들었는데,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비로 바뀌었다 맑아지는 걸 보는 게 꽤 놀라웠다.
도보 여행자는 칼레로 가라!
차량 여행자는 덩케르크나 칼레 모두 상관없다!(2017년 기준)
오늘 남는 질문
‘준비하지 않은 모험’이란 결국 돈과 시간의 손해일까,
아니면 다음번에 더 똑똑해질 수 있는 투자일까
오늘의 지출
택시 & 페리 합계 150유로 [덩케르크→칼레, 시티은행 현금인출(수수료 22.1) 포함]
숙소(도버) 34파운드 (2박, 시티은행 청구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