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율리아 May 24. 2016

어느 날 나무랑 오토바이는

그렇게 나와 너는 조금씩 우리라는 이름이 되어간다.

등나무 벤치 앞에는 작년 겨울부터 누군가가 세워둔지 오래된 오토바이 한 대가 있다.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여서 언제부턴가는 주인이 잊었나? 버린 걸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었다.


그동안 오토바이가 비켜주지 않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싶었는지 초록은 불평없이 안쪽에서 바퀴를 관통하며 바깥으로 팔을 길게 뻗으면서 새록새록 자라는가 싶더니 쑥쑥자라 이젠 나란하게 키재기를 하고 있다. 서로 정까지 깊이 들어버렸을 텐데..


이젠 어느 날 갑자기 주인이 나타나서 오토바이를 데려가면 어쩌나 싶다.


오토바이에 튼튼한 뿌리가 생겨 어디로도 못 데려가게 땅을 꽉 붙잡고 있었으면 좋겠다.

나무랑 오토바이랑 오래오래 함께 살 수 있길..

작가의 이전글 아빠한테 애인이 생겼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