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와 너는 조금씩 우리라는 이름이 되어간다.
등나무 벤치 앞에는 작년 겨울부터 누군가가 세워둔지 오래된 오토바이 한 대가 있다.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여서 언제부턴가는 주인이 잊었나? 버린 걸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었다.
그동안 오토바이가 비켜주지 않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싶었는지 초록은 불평없이 안쪽에서 바퀴를 관통하며 바깥으로 팔을 길게 뻗으면서 새록새록 자라는가 싶더니 쑥쑥자라 이젠 나란하게 키재기를 하고 있다. 서로 정까지 깊이 들어버렸을 텐데..
이젠 어느 날 갑자기 주인이 나타나서 오토바이를 데려가면 어쩌나 싶다.
오토바이에 튼튼한 뿌리가 생겨 어디로도 못 데려가게 땅을 꽉 붙잡고 있었으면 좋겠다.
나무랑 오토바이랑 오래오래 함께 살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