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큐레이터한 Nov 13. 2017

#1 <가십 걸> Gossip Girl (下)

찬양하라 척 블레어 커플


  #1 <가십 걸> Gossip Girl (下)

   찬양하라 척 블레어 커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드라마를 볼 예정이라면 이 글을 읽지 않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어서)

물론 베스트는 척♡블레어 커플이다. 후반부를 달리면서 드라마 <가십 걸>의 존재 목적은 이 커플이 되어갈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커플이 끈질긴 <가십 걸> 시청의 필수적인 이유였다는 데에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동의할 것이다. 소위 '막장 전개'를 달리게 되는 후반의 <가십 걸>의 시청자들을 붙잡은 것은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었다. 그중에서도 척♡블레어 커플.


죽어서 장례까지 치른 아버지가 알고 보니 살아있고, 태어나면서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버젓이 살아있었다. 여자 친구의 엄마와 내 아빠가 서로 좋아한다고 하는데, 둘 사이에는 나만큼 자란 아들이 있다고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더 한 일들도 벌어지고, 심지어는 거의 모두가 서로 돌아가며 사랑에 빠진다. <가십 걸>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이처럼 충격에 충격을 거듭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게 바로 애증의 드라마 <가십 걸>이다. 이런 대혼란 속에서도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척블레어 커플의 해피엔딩에 대한 우리들의 열망 때문이었으리라.




Chuck X Blair
Chuck X Blair


대표적으로 사랑받았던 척블레어 커플은 정말이지 최고의 커플이었다. '중독'이라는 단어와 정말 잘 어울렸던 커플. 드라마 <가십 걸>은 시청자들을 이 커플에 중독시키게 해서 둘의 해피엔딩을 보지 못하면 이 드라마 시청을 멈출 수 없는 병에 걸리게 만들었다. 충격적이면서도 끌리는 이 커플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일단 인물 소개부터 하고 가겠다. 우리의 주인공 블레어는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라는 명대사를 유행시켰던 만큼 강렬한 캐릭터였다. 예쁘고 똑똑하고 독단적이며 도도한 부잣집 아가씨다. 유명한 패션 잡지를 차린 엄마 덕에 패션 센스도 뛰어나다. 어느 곳에 있게 되든 여왕이 꼭 되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블레어의 첫인상은 언뜻 보면 재수 없고 유치하지만, 알고 보면 블레어는 귀엽고 어쩌면 짠하게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다. (드라마 회차의 오프닝 부분이 누군가의 꿈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꽤 있는데, 그 꿈의 주인공은 대부분 블레어다. 그녀가 하는 쓸데없고 디테일한 걱정들이 담겨 있는 꿈속에서 블레어는 굉장히 귀여운 모습을 보인다.) 원하는 걸 성취해내기 위해 항상 부단히도 노력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선 물불 가리지 않고 나서는 여성이다.


척 또한 만만치 않다. "아이 앰 척 배스." 이 대사가 그의 명대사다. 자기애가 강하고 매사에 여유롭고 자신 있어 보이는 척의 첫인상은 블레어와 마찬가지로 재수 없어 보일 수 있다. 술과 마약, 여자를 가까이하는 그의 삶은 타락한 것만 같고 말이다. 그러나 절대로 정을 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척에게서 다른 모습,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믿을 수 없게도 시청자들은 그를 가장 아끼는 캐릭터로 정하게 돼버린다. 척의 결핍, 깨달음, 성장, 변화를 지켜보며 그 어떤 캐릭터들보다도 그를 응원하고 싶어 지기도 한다. 과거 척의 행동과 말투에서 이젠 슬픔이 보일 때, 드디어 진심을 가득 담은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시청자들은 척에게 마음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다.


반전 매력을 보이는 두 인물이기에 시청자들은 애증의 그들을 점차 받아들이게 된다. 블레어가 누구보다 바쁘게 노력하며 하루를 보내고, 척이 방황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진지해질 때, 우린 놀라며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예상해본 적 없었던 이 두 명의 조합이 그려지는 순간, 그 반전 매력은 폭발했고, 이 둘의 지지층이 생기기 시작했다.



Chuck X Blair
Chuck X Blair


<가십 걸>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마성의 척블레어 커플! 첫인상은 안하무인에 못돼 보일 수 있는 둘이지만, 알고 보면 가장 신의가 있고 우정을 중시하는 인물들이다. 또, 불장난 같은 사랑을 가볍게 하고 말 것만 같지만, 알고 보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순수하고 끈끈한 사랑을 하는 커플이다. 이렇게 말하면, 이 커플의 행복한 서사가 드라마에 가득 담겨 있을 것만 같지만, 사실 이 둘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건 드문 일이었다. 자존심도 세고 욕심도 많고 상처도 많은 그들이었기 때문에 서로 쉽게 마음을 열지도 못했고 자꾸 틀어지는 바람에 쉽게 커플이 되지 못했다. 심지어 둘 사이에 사건사고도 많이 생겨서 평화로울 날이 정말 드물었다. 그렇기에, 더 애틋하고 마음이 가는 커플이었다. (난 아직까지도 이 아련한 커플을 놓지 못하고 있다....8ㅅ8) 서로를 부정하지만 그들이 끌린다는 사실을 결국 인정하게 되는 척블레어 커플....♡ 이들에게 빠지면 정말 헤어 나올 수 없다.


사랑을 부정하거나 자존심에 목숨 걸거나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너무 늦게 맺어진 척블레어.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고 더 정이 든 커플이다. 아직까지도 넓게 포진되어 있는 <가십 걸>의 팬들도 이 커플을 아직 못 잊고 있다. 이제 시즌7은 나오지 않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드라마 속 세상에 한동안 빠져있고 드라마 속 캐릭터들과 커플에 마음을 홀랑 다 줘버리는 것, 이 얼마나 황홀하고 묘한 일인가. 나는 이게 너무나도, 너무나도, 좋다.




> > >
드라마가 영화에 비해 좋은 점은 긴 시간 동안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끝도 없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그들에 대한 정이 깊을 대로 깊어진다. 그래서 후유증도 훨씬 더 깊고 오래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 드라마도 그렇지만, 미국 드라마가 특히나 이 후유증이 크게 올 수 있다. 인기 있는 미드는 보통 시즌제로 제작되어 몇 년 동안 계속되기 때문에, 그 몇 년 동안 캐릭터들과 함께 하면서 유대감이 형성돼버리곤 한다. 일상의 한 부분에 지속적으로 그 드라마가 자리를 차지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럼 드라마와 내 현실과의 경계도 흐트러질 테다. 우리나라의 내 세대의 경우엔 <해리포터> 시리즈라든지, <반올림> 시리즈, <논스톱> 시리즈, <하이킥> 시리즈 등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속 세상, 정든 캐릭터들 때문에 후유증에 허덕이게 되는 드라마 말이다.


그리고 바로 이게 내가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다. <가십 걸>도 요 근래에 내 일상 중 큰 부분이었다. 이렇게 드라마에 푹 빠져 지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너무 기분 좋았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으로 내가 푹 빠져 헤롱 거릴 드라마는? '-'





매거진의 이전글 #1 <가십 걸> Gossip Girl (上)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