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awer Dec 28. 2019

‘호모 오디오쿠스’들을 위한 팟캐스트 추천

일초라도 듣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나가요, 에어팟과 보조배터리가 없으면


무언가를 ‘듣는 것’에 강박증이 있는 나. 하루의 시작과 끝은 늘 ‘듣기’와 함께한다. 에어팟을 집에 두고 나온 걸 깨닫는 순간의 끔찍함이란.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와 지하철 속에서, 사람들과 내 사이 보이지 않는 커튼을 쳐주는 존재가 ‘오디오’다. 특히 손을 들 수도 없을 만큼 좁아터진 지하철 안이라면 유튜브를 보는 것도 사치다. 이럴 땐 무조건 듣기, 듣기 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가 아니라도,  항상 오디오 콘텐츠와 함께한다. 영상 콘텐츠가 대세인 시대라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는 보는 행위보다 듣는 행위가 좋다.  같은 사람들을 ‘호모 오디오 쿠스라고 한다지.


영상을 보면 영상에만 집중해야 하기에, 다른 일을 하지 못한다. 나의 얕은 집중력은 얄궂게도 영상 콘텐츠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다른 행위에 제약받지 않을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는 나에게 ‘맞춤옷’ 같은 존재다.









음악 말고 들을  있어?


음악 말고 들을 게 있어? 유튜브, tv 프로그램도 그 종류가 다양하듯, 오디오 콘텐츠의 세계도 매우 다양하다. 잘 알려진 정치, 시사, 교양, 어학 외에도 예능, 대중문화, 스포츠, 교육, 키즈 등 여러 카테고리가 있다. 그러니 자기 관심 분야에 맞게 골라 잡으면 된다.


각설이 길었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팟캐스트 목록은 아래와 같다. 보기 쉽게 카테고리별로 골랐다.











Poscast 추천 목록

(좋아하는 방송은 설명이 깁니다.)





경제, 정치, 시사


<이진우 손에 잡히는 경제>

경제 팟캐스트 No.1 하루에 한 번 올라오는 경제 뉴스는 청취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YTN 생생경제>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가 좀 재테크 위주라 아쉬움을 느낀다면 생생경제를 들어보시길.






<김현정의 뉴스쇼>

매끄러운 진행의 귀재 김현정 앵커의 촌철살인을 들을 수 있는 방송. 진보 보수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양측의 의견을 다 들어볼 수 있는 점이 좋다.  한편 한편이 좀 길어서 흥미 있는 주제만 골라는 편.






<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

일명 듣똑라. 정말 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기분이 물씬 들어 요즘 나의 '최애 팟캐스트'로 등극했다.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지적 허영심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아할 것이다. 중앙일보 여성 기자 세분이서 진행하고, 가끔씩 게스트를 초대해 인터뷰를 한다. 김유라 PD가 나온 편이 나의 최애 편.

 

정치, 경제를 주로 다루긴 하지만 이외에도 영화와 도서 등 문화 콘텐츠도 심심찮게 추천해준다. 시사를 다루고 기자들이 진행하는 팟캐라 어렵고 무거울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똑똑한 세명의 기자들이 점심시간에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내용을 훔쳐 듣는 것처럼 매우 가볍고 쉽게 설명해주니 걱정 마시라. 정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듣똑라를 들으세요.


듣기 전 듣똑라 사용법을 보고 들으면 더 유익하게 들을 수 있다.






<에디터의 화수목>

‘북저널리즘'이라는 곳을 아는가? 책처럼 깊이 있고 뉴스처럼 빠른 지적 콘텐츠를 전달해주는 뉴미디어 기업이다. 그곳에 에디터들이 콘텐츠별로 편집 비하인드를 들려주는 방송.







교양, 인문


<교양을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

뮤지컬, 전시, 미술 등 문화예술분야 팟캐스트. 어디 가서 교양 있는 척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너무 깊게 알곤 싶지 않고 살짝 발을 걸쳐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책과 작가에 대해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 프로그램 이름처럼 말 그대로 김영하 작가가 책을 읽어준다. 잠 자기 전 들으면 최고. 조곤조곤 나긋나긋한 김영하 작가의 목소리는 심야 라디오 DJ같아 자장가 같은 방송이다. 또한, 작가들의 tmi까지 알 수 있어 책 덕후들에게 추천.








영화, 음악

<김혜리의 필름 클럽>

여성학자 정희진과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글 잘 쓴다고 꼽은 영화 기자 김혜리. 특히 정희진은 “우리나라에서 분야를 불문하고 누가 가장 글을 잘 쓰냐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언제나 김혜리 기자를 꼽는다. 쉽게 쓰면서도, 유려하게 쓴다. 이 어려운 두 개를 동시에 해내는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항상 여성 캐릭터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다니는 사람 중 하나라서 정말 좋아한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라니! 안들을 수가 없었다. 방송을 들어보니 말도 참 잘하시더라. 그녀의 비평은 섬세하고 정확하기로 유명한데 이 방송에서도 그 장점이 십분 발휘된다. 낮고 편안한 목소리는 팟캐스트 진행에도 제격이다.(사심 가득) 비평이 단순 비평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를 한 단계 성장하게 만든달까. 찬양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나머지 두 명의 진행자도 소개할까 한다.


라디오 pd 최다은, 우리 모두가 아는 배우 임수정도 함께한다. 세 사람의 조곤조곤한 수다를 듣고 있노라면 라디오,  팟캐스트라는 매체가 주는 매력에 흠뻑 젖게 된다.


강력 추천 회차: 53회 ‘영화의 일기’ 특집을 꼭.






<클래식빵>

클래식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기 전 듣기 좋은. 조곤조곤한 진행과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의 팟캐스트다. 클래식 전공을 하신 분의 진행으로 이루어지고, 나머지 두 분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형식으로. 유명한 한 곡을 선정하고, 그 곡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음악가의 인생과, 그 음악에 탄생하게 된 배경.






<클래식이 알고 싶다>

피아니스트 안인모와 송라이터 데이브니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진행 방식은 클래식 빵과 유사하다. 곡 하나를 들려주고, 해석 및 작곡가의 인생에 대해서 얘기를 해준다.






<재즈가 알고 싶다>

재즈의 역사부터 라이브 연주는 물론 연주자들의 인생 이야기까지. 대한민국 최초, 유일 재즈 방송이 아닐까? 위플래시를 보고 재즈에 어렴풋이 꽂혔을 때 꽤나 들었었다.






심리


<서늘한 마음썰>

다른 사람들도 이런 주제로 고민하고 있구나 하고 알 수 있는 팟캐스트. MBTI 유형 entj, intj, enfp인 세 여성이 진행하는 방송으로 이것저것 고민이 많은 사람이 들으면 좋다.


추천 회차: 94회 내 마음을 향하는 손가락질. 사람 간의 관계나 직장에서 과도한 완벽주의와 책임감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들어보세요.






<이수정&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과 씨네 21 기자인 이다혜가 진행하는 방송. 영화 속 범죄를 다루는데 단순히 유희로 범죄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정말 유익하고 많은 사람이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어학


<불량영어>

영어 기초문법을 다지고 싶다면 이 팟캐스트를 들어보자. 한 편당 30분 정도. 사담이 거의 없고 적은 강의 수덕에 부담도 적다.






예능


<송은이, 김숙, 안영미의 전국지인자랑>

사실 이 팟캐스트를 추천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은이, 김숙 언니네 라디오의 한 코너. 주변 지인들을 칭찬하고 고발하는 사연들을 받아서 소개해주는 코너다. 많은 인기 덕에 팟캐스트에는 따로 콘텐츠가 올라와있다. 비밀보장은 소소하고 평양냉면 같은 담담한 맛의 개그라면, 전국지인자랑은 마라탕 같은 자극적이고 날 것의 개그를 느낄 수 있다. 세명의 개그우먼의 토크합과 죽은 사연도 살려내는 화타 같은 안영미의 콩트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 편 한 편 안 재밌는 편이 없지만, 그래도 최애 편을 뽑아보자면 2017.07.20편과 2018.01.11편을 꼭 들어보시길!










팟캐스트와 함께 즐거운 듣기 생활을 하시길 바라며!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인생영화는 무엇인가요?, 2n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