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었다, 어딜 가야 할까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글이 있다. 한국인은 길을 잃었을 때 아이유의 분홍신이나, 김연우의 이별택시를 부른다는 것.
삶 속에서도 길을 잃고 방황하는 20대인 우리는 오늘도 부른다.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우는 손님은 처음인가요? 사는 데 정답이 없다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한 우리는 또 길을 잃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떤 태도로 삶을 관조해야 할지 수많은 고민들을 떠안은 채 갈림길에 서있는다.
때로는 영화가 우리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주기도 한다. 오늘은 에디터 도장쿠폰과 6미리테잎의 나침반이 되어준 인생 영화들을 소개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갈피를 잡기 힘든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것이다. 이 영화들이 여러분들에게도 하나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라며. 부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
당신의 인생영화는 무엇인가요?
인사이드 아웃, 도장쿠폰
"인생 영화가 뭐야?"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사실 명쾌히 대답을 못하겠다. 취향이 없느냐 물어본다면 그렇지는 않은데, 나는 기분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롤러코스터 마냥 그때그때마다 바뀌는 사람이라,,, 영화를 볼 당시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감상이 많이 변하기 때문이다. 물론 회상을 할 때에도 지금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그때의 기억이 다르게 소환되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 영화를 물어본다면,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이라고 대답하겠다. 픽사 특유의 발랄한 색감과 따뜻한 스토리 그리고 프랑스로 떠난 2015년 그 시간이 가진 낭만이 합쳐져, 떠올릴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니까. 홀로 영화관에서 모두 웃는 데, 무슨 농담인지 제대로 못 알아들어서 눈치 보며 하하- 했었는데, 그런 기억마저도 즐겁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Riley’s parents embrace her as she cries, then Sadness beckons Joy over, the two simultaneously touch the console button causing Riley to create a memory in her parent’s arms which then creates a new core memory that’s a mixture of Sadness and Joy which then recreates a new Family Island]
[as they look out from headquarters we see new islands have formed]
Fear: Hey, I’m liking this new view.
Anger: Friendship Island has expanded. Glad they finally opened that friendly argument section.
Sadness: I like Tragic Vampire Romance Island.
Disgust: Fashion Island! Everyone shut up.
Fear: Boy Band Island? Hope that’s just a phase.
Joy: Say what you want, I think it’s all beautiful.
'Be P O S I T I V E'를 외치는 책이며, 유명인사들의 강요에 영향을 받아, 무조건 Joy 스럽게 사는 게 내 인생에 좋은 거다 하며 긍정충 코스프레를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참고, 견디는 데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지금은 조금 까칠하게 우울하게 살아도 안 될 건 없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생각나는 명대사는, 영화를 보며 오열했던 빙봉이의 말
좋아하는 대사: "나 대신 달에 데려다줘 알았지?" (Take her to the moon for me, Okay?)
애드 아스트라, 육미리 테잎
시간이란 건 참 이상하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음에도 과거를 되뇌고 미래를 꿈꾸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개인마다 시간의 중요 가치를 다르게 두고 살아간다. 그 어떠한 것도 정답은 자기 나름이겠지만,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허황된 미래만을 꿈꾸다 현재를 놓친 한 인간을 그리며 정답이 아닌, 명확한 오답에서 메시지를 드러낸다. 그리고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떻게 살아갈 것입니까?’
<애드 아스트라>는 주인공 로이가 어릴 적 우주탐사를 하다 실종된 아버지를 어른이 되어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결국 로이는 아버지 클리포드를 찾지만 새로운 생명체를 찾고 말리라는 클리포드의 광적인 집착은 훌쩍 커버린 아들을 외면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지구로의 회귀가 아닌, 영영 우주에 떠도는 죽음을 선택한 아버지를 로이는 허망이 바라본다.
분명 쉽게 이해되진 않았다. 반평생 동안 보지 못한 아들과의 재회에서 클리포드는 어떻게 저리도 무감각한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자신과 함께 숨 쉬고 있는 아들보다, 보이지 않는 미생물체를 찾기 위해 애를 쓸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곧 깨달았다. 대학만 가면 파라다이스가 펼쳐질 것이라 오늘도 엉덩이를 붙이고 있을 수험생들, 막연한 취업을 위해 현재 행복은 미뤄두는 취준생들, 미래 승진을 위해 현재의 야근을 감수하는 직장인들. 우리 모두 미래가 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현재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어쩌면 우리도 허황된 미래만 쫓는 클리포드가 아닐까.
이처럼 이 영화는 한 인간이 현재를 살지 못하고 미래에 집착하면 그 삶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알게 된다. 그리고 미래를 담는 SF 장르에 담겨 더욱 메시지가 증폭된다. SF 장르를 좋아하는 건 바로 이것이다. 광활한 우주를 화면에 담아내는 경이로움에도 있지만, 결국 그 끝에는 미래가 아닌 현재, 미생물체가 아닌 인간에 대한 성찰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혀끝에서 차마 소화되지 못한 쌉쌀한 모래알들을 오늘도 난 곱씹어본다. 무한한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좋아하는 장면: 주인공 로이가 아버지 클리포드를 우주에 떠나보내고, 다시 현재를 살기 위해 치열하게 지구로 돌아가는 장면.
좋아하는 대사: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난 두려워하지 않아요. 가까운 사람들과 그들의 짐을 나누고, 그들은 나의 짐을 나누면 되지요. 난 살아갈 거고 사랑할 겁니다.”
사랑에 대한 인생영화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인생영화가 궁금하다면 3편을 기대해주기 바라며
to be conti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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