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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er Dec 08. 2019

당신의 인생영화는 무엇인가요?, 1st.

ALL ABOUT LOVE




영화란 지루한 부분이 커트된 인생이다
by 앨프레드 히치콕




  많은 사람들이 영화와 인생이 닮았다고 표현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 인생의 영화 속 주인공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많고 많은 영화 장르처럼 우리네 인생은 여느 때는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휴먼 코미디일 때도, 여느 때는 등골이 서늘한 공포 스릴러로 변모하기도 한다.



이렇듯 인생과 영화라는 단어는 항상 따라다닌다. 그렇다면 이 두 단어를 합친 '인생 영화'는 또 어떤 의미일까.



  너무 재밌어서, 영화가 내 인생을 바꿔서, 큰 울림을 주어서, 등등.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뜻은 받아들이기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아직 내 남은 날들 동안 접할 수많은 영화를 두고도 감히 '인생'이라는 단어를 붙인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살아온 인생의 플롯이 다르듯 '인생 영화'의 기준과. '인생 영화'라고 부르고 싶은 것도 다를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draw.er 에디터들의 인생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서로 다른 여덟 명의 에디터들의 인생 영화는 무엇일까? 오늘은 에디터 부스러기, 인센스 스틱 그리고 전직장명함의 인생영화를 모아봤다. 부제는 All about love,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당신의 인생영화는 무엇인가요?






영화 <윤희에게>




윤희에게, 부스러기


어떤 것에 ‘인생’이라는 단어를 붙이기 위해서는 참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것을 얼마나 오랫동안 꾸준히 좋아했는지, 내가 그 걸 맞닥뜨린 이후로 내 세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등 꽤나 큰 무게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지인들과 « 네 인생 **은 뭐야? »라는 질문에 시원찮게 어렸을 적부터 꾸준히 듣게 되는 음악이나, 언제든지 봐도 재미있는 영화나, 그저 추억에 점칠 된 것들을 나열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나는 내 ‘인생 영화’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인생 영화는 ‘윤희에게’라고.


인생의 절반을 차갑고 추운 겨울 안에서만 살던 윤희를 봄으로 이끌어 준 그녀의 딸, 새봄. 그리고 인생의 절반을 하나의 기억과 함께 살아가는 쥰.


영화를 보면서 셀 수 없이 많이 울었다. 나도 모르겠다. 어느 부분에서 내가 그토록 슬펐는지, 공감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윤희와 쥰처럼 누군가를 마음속에 둬 본 적도 없고, 딱히 지금 내 마음속에 두고 있는 누군가도 없지만 그냥 그들의 이야기가 나를 많이 울렸구나 싶다. 이렇게 직접적인 경험이 없더라도 닿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진 연출에 반했다.


외에도 사운드트랙, 영상미, 배우들의 연기 등 영화를 이루고 있는 모든 요소들이 짙게 맞물린다. 영화 속 윤희와 쥰이 있는 눈이 폭닥하게 쌓인 겨울날의 느낌까지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니 나로서는 도저히 모자란 부분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 겨울과 인생 영화를 책임져 줄 영화는 ‘윤희에게’라고 당당히 말해보려 한다.


추신 : 나는 오늘부터 네 꿈을 꿔




좋아하는 대사: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지 않니? 뭐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지는 때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번지점프를 하다, 인센스 스틱

 

"그런데 말이다." 사실 난 이 영화보다 더 작품성이 뛰어나고, 더 재미있고, 더 여러 번 본 영화들의 이름을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번지점프를 하다>는 지금 보기엔 촌스러울 수도 있고, 여성 캐릭터의 소비방식, 겉핥기 식의 동성애 코드 등 여러 아쉬운 부분이 있는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영화가 그냥 좋다. 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지만,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고 한다. 이 영화를 싫어할 많은 이유들이 있다지만, 어쩐지 난 싫어할 수가 없다. 심지어 인생영화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유를 찾아보자면, 이 영화엔 현시대에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난 이 영화를 좋아한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의 감성. 그리고 운명적 사랑. 투박하고 촌스러운 듯한 대사와 채도가 빠진듯한 색감은 매끄럽고 새련된 영화를 만드는 디지털 시대에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현시대에서 운명이란 그저 로맨틱한 감상을 풍길뿐이다. 인간은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쫓는 다고 하지 않던가? 사회가 더 고도화되고 운명이라는 건 없다고 느껴질 때마다 이 영화를 더 사랑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내 인생영화다.





좋아하는 대사: 우리는 나무가 흔들리는 걸 보고 거기에 바람이 있었음을 알고, 뛰어내리는 사람을 보고, 인생이 절벽이었음을 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뷰티 인사이드, 전직장명함


홍이수가 다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


나는 쓸쓸한 겨울이 찾아올 때마다 이 영화를 본다. 사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위기나 색감만큼은 완벽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효주가 연기한 ‘홍이수’라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다. 홍이수 화보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홍이수의 매력을 가득 담은 영화라 홍이수만 보고 있어도 재미있다. 홍이수의 분위기, 성격, 코디 모두 너무 매력적이라 나는 겨울마다 홍이수의 손민수를 꿈꾼다.


그리고 이 영화는 사랑과 이별을 잘 담고 있다. 사랑을 시작할 때 서툴게 다가가는 장면과 서로를 이해하는 장면은 볼 때마다 간질거린다. 이별 후의 슬픈 대사들은 내 예전 이별을 떠올리며 눈물짓게 만든다.


나는 이 영화를 5번은 넘게 봐서 거의 모든 대사와 장면을 기억한다. 그래도 매번 같은 장면에서 웃고, 설레고, 운다. 매 겨울마다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뷰티 인사이드를 나는 인생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좋아하는 대사: 날마다 다른 마음으로 흔들렸던.. 어쩌면 매일 다른 사람이었던 건, 네가 아니라 나였던 게 아닐까?










남은 에디터들의 인생영화는 2편에서 이어진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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