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요. 없어. 취준생 P의 200% 아이패드 활용법
이름: 도장쿠폰
병명: 아이패드(사고 싶어, 살 거야, 어떤 거 사지, 진짜 이번 주엔 산다) 병
정도: 중증, 만성
나이: 2n
입원일: 2019. 09. xx - 현재: 퇴원 완료
태어나기를 아날로그형 인간으로, 어린 시절부터 문구류와 자물쇠 다이어리, 스티커북에 환장하던 사람이었다. ‘글은 종이에 써야 맛이지’를 외치며 2n 년을 꽤나 지조 있게 살았고, 그때 그 시절 유명한 일제 펜(지금은 캌-퉤)이며 메모지들을 깔 별로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알록달록 형광펜으로 색칠 공부하던 문제집을 훈장 삼아 살던 나날들을 뒤로하고, 이제 페이퍼리스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본격 아이패드 소비 조장 글, 지금 시작합니다.
- 가벼움과 실용성
나는 전생에 집을 어깨에 지고 다니는 거북이나 달팽이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보부상이다. 친구들이 백팩을 메지 않은 날엔 웬일이냐고 물을 정도. 지난 생일에 선물 받은 잔스포츠 백팩은 주인의 무자비한 중량 공격에 어깨끈이 너덜너덜하다.
항상 '꼭-필요'와 '혹시-필요' 사이에 있는 여러가지들을 바리바리 챙겨 다니곤 한다. 무언가 하나를 안 가지고 나온 날이면 그날 온종일 기분이 안 좋고 그냥 가지고 나온 것들로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게 되기 때문에 혹시 모를 필요를 항상 대비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자연스럽게 라운드 숄더에 거북목을 가지게 되었고, 원래도 안 좋던 허리까지 아파서 백팩을 메고 오래 걸은 날엔 꼭 앓는 소리를 한다.
아이패드를 사기 전에는
[노트북과 충전기, 마우스, 인적성 교재, 연습장, 다이어리, 파우치]는 기본으로 들고 다녔다.
이렇게만 들고 다와도 어깨가 뻐근해진다. 게다가 스터디가 있거나 다른 공부까지 해야 되는 날에는 +알파 가 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책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무게가 줄어드는지.
[아이패드+애플 펜슬+충전기+키보드, 외장하드, 파우치]
이렇게 들고 다녀도 해커스 GSAT 파랭이 한 권 드는 것보다 가볍다고 느낀다. 두께도 부피도 확 줄어든 덕분에 백팩 대신 에코백을 들 수 있는 어깨의 여유가 생겼다.
- 스플릿 뷰(Split view) 그리고 슬라이드 오버(Slide over)
컴퓨터로 인터넷을 할 때, 크롬(chrome) 탭만 보더라도 기본 3개 이상의 창을 띄워놓는 타입이다. 팀플이나 과제를 할 때는 절대 노트북을 시스템 종료시키지 않고 절전으로 뒀을 만큼 수십 개의 창을 띄워뒀었다.
이런 ADHD적 면모를 아이패드라고 피해 갈 수 없었고, 내 아이패드 에어는 아주 잘 감당해주고 있다.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스플릿 뷰.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80% 이상의 시간 동안 스플릿 뷰를 사용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정말로 넷플릭스 볼 때 빼고는 항상 나눠놓고 쓰는 것 같다.
왼쪽엔 강의를 띄우고 오른쪽엔 책을 펴 필기를 한다.
그러다 궁금한 단어가 있거나, 검색을 하고 싶다거나 아니면 카톡이 오면 이제 슬라이드 오버 창을 띄울 차례!
애플 슬라이드 오버 활용
아이패드 화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볍게 스와이프 하면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창이 뜬다.
나는 아마 카카오톡을 쓰고 있었나 보다. 지금 카카오톡 하단에 보이는 길쭉한 바를 다시 스와이프 하면, 카톡 옆쪽에 살짝 보이는 safari 창(카카오톡 전에 실행했던 어플)을 볼 수 있다.
슬라이드 오버 창에 띄우고 싶은 무슨 앱이든지, 몇 개든 아래서 위로 Dock 바를 올려 사용하고 싶은 어플을 끌어와 쓰면 된다. 정말 직관적이고 사용하기도 편하다.
진짜 최고.
패드계를 뒤집어 놓으셨다..!
- 셀프 북스캔의 활용
화면에 보이는 책들을 가방에 넣어 다녔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한번 풀었던 문제집 다시 푼다고 팔이 빠지도록 지우개를 쓸 일도 없다. 책상 위 수북이 쌓이던 지우개 가루와도 안녕.
몇 번이고 다시 새 책처럼 쓸 수 있는 스캔 책.
그야말로 취준생 삶의 질 수직 상승
*스캔은 포털에 ‘셀프 북스캔’이라고 치면 나오는 인쇄소들 중에 골라서 직접 방문했다. 처음 스캔을 해보더라도 쉬워서 금방 할 수 있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25분 만에 8권은 스캔했던 듯?
(혹시, 제가 스캔하러 간 곳이 궁금하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 ios 13, 애플의 정신 차린 업데이트와 외장하드 활용
7년이나 된 유물 노트북을 바꾸지 않고 아이패드를 사는 걸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
바로 외장하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된 IOS 13 때문이다.
USB를 연결하기 위한 아답터가 먼저 필요하고 그곳에 외장하드나 USB를 연결하여 사용하면 된다.
(49,000원이었나,,,ㅠ 애플 이 도둑놈들아...)
그리고 파일 앱을 연다.
파일 앱에 들어가면 내가 외장하드에 저장해 놓은 모든 자료들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수정하고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폴더 생성도 가능하고 아직까지 안 되는 기능을 발견한 적은 없다. 물론 노트북을 100% 대체할 수 있느냐 물어본다면 NO다. 그렇지만 패드만으로 생각보다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은 확실하다.
나는 MS 오피스 어플을 받아서 워드와 엑셀 앱을 활용해서 사용하는데, 기본적인 작업을 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
- 21세기의 노트란 이런걸까?
스캔한 책들은 굿 노트로 필기하고 있다.
진짜 책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한쪽엔 답지 펴놓고, 또 한쪽엔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하단 말씀.
종이책에서 하는 필기 모두 가능하다.
형광펜 때문에 종이가 울까, 뒤에 비칠까, 그것도 아니라면 연필로 밑줄 친 데가 옆 페이지에 찍혔을까 걱정할 필요도 전혀 없다.
그뿐이랴? 그냥 강의에서 교수님이 그린 그래프, 도표, 이미지 다 바로 그 자리에서 캡처하거나 촬영해서 책에 추가할 수 있다. 위의 사진 속 그림도 캡처해서 붙여 넣고 내가 필기를 더 덧댄 것이다. 공부하고 필기하는 거지만 나름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책 찢고 자르고 할 필요 전혀 없이 문제만 옮겨 바로바로 오답노트도 만들고, 예쁜 다이어리 속지를 만들거나 다운로드하여 스케줄도 짤 수 있다. 다양한 서식들을 만들어 사람들이 공유하기 때문에 곰손이라고 한들 전혀 상관이 없다.
페이퍼리스 시대를 앞당기는
굿 노트(goodnote),, 그저 빛,,
나는 아이폰 xs를 사용하고 있는데, 애플 계정을 활용하고 있어서 백업과 자료 공유가 너무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에어드롭으로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들을 전송해서 큰 화면에서 편집한다거나 함께 쓰면 편리함이 2배가 된다.
어플도 동기화가 굉장히 잘돼서 대중교통에서는 아이패드로 정리해뒀던 필기들을 다시 꺼내보기도 하고 북마크를 해뒀다가 다시 패드로 수정하기도 하고 앱등이가 될 수밖에 없는 개미지옥.
말해 뭐해! 입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