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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er Dec 20. 2019

입 벌려, 수제 맥주 들어간다

 with mackalmot






  "술 좋아하세요?"


  어색한 사이에 아이스브레이킹 하기 딱 좋은 질문 아닐까 싶다. 서로 좋아한다고 말하면 금상첨화겠지. 그래서 오늘은, 요 며칠 우울한 퇴사 이야기로 점칠 된 우리 draw.er 피드를 조금 가볍게 해 보고자 에디터 부스러기와 맥(주)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뭉쳤다.


  우리는 오늘 와인, 보드카, 소주, 막걸리  주류 세계에서 꾸준하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수제 맥주"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아니, 수제 맥주가 대체 뭐길래   수제 맥주 축제도 열리고 사방팔방 수제 맥주 전문점이 속속들이 들어오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Q. 그래서 수제 맥주가 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네스, 호가든, 칭다오, 카스처럼 대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대량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닌 비교적 소규모의 양조장이 비교적 소규모의 양을 양조하여 판매하는 맥주를 말한다. 물론 개인 양조사들이 만들어 판매하는 맥주도 수제 맥주에 속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수제 맥주 하면 과일 향!, 화장품 향!,아이피에이!, 에일!! 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수제 맥주에는 수 없이 다양한 종류가 있다. 흔히들 아는 카스처럼 일반적인 라거 형태의 수제 맥주도 있다.









다들 맥주 한 번 마실 때 이 정도는 마시잖아?


Q. 그렇다면 맥알못씨는 어쩌다가 수제 맥주에 홀릭되었는지?


   갓 성인이 되고 나서 ‘인디카IPA’ 라는 병맥주를 가장 좋아했다. (부끄럽지만 ‘인디카’가 이름인지 ‘IPA’가 이름인지 ‘인디카 IPA’가 이름인지도 모르고 좋아했던 때가 있었다.) 사실 2011년 경에는 수제 맥주가 우리나라에 크게 흥하지 않았을 때이다. 대부분의 드래프트(생) 맥주 가게에는 기껏해야 인디카, 스텔라, 기네스, 블랑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수제 맥주가 뭔지도 모르고 마냥 수제 맥주를 파는 맥주집을 찾아다녔다. 그때 마침, 집 앞에 ‘생활 맥주’라는 맥주집이 생겼다. 심지어 인디카IPA를 드래프트로 판다네? (치킨도 너무 맛있고...) 이후로 생활맥주를 내 집 드나들듯 드나들게 되었고 수제 맥주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수제 맥주에 대한 철학이 확실하셨던 사장님과 안면도 트게 되었다.

  사실 이 덕에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디카’가 이름이고 ‘IPA’가 종류구나 라는 사실도 드디어 알게 되었다.)


  나는 수제 맥주를 꺼려하는 모든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좋아하는 종류를 찾으라고. 내 입에 딱 맞는 수제 맥주 스타일을 찾으면 그에 대한 전개가 무지하게 빨라진다. 내 경우엔 구스 아일랜드의 ‘sofie’라는 맥주를 접하고 나서 수제 맥주에 대한 전개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졌다. 내가 한순간에 확 빠져들었던 맥주 소피는 당시 나에게 꽤나 생소한 스타일의 맥주였다. 이름하야 "벨지안 에일." 와인을 숙성시킬 때 쓰는 그 오크통에서 오렌지 껍질과 함께 숙성된 맥주였는데, 살짝 새콤하고 과일 향이 짙게 나며 상당히 흥미로웠다. 벨지안 에일에 별다른 정보가 없었던 나는 그때부터 수제 맥주에 대한 무한 서칭을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다 ‘수수보리 아카데미’라는 수제 맥주를 배울 수 있는 학원을 알게 되고, 거금을 투자하여 본격적으로 맥주.라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됐다.









Q. 맥주 종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해 줄 수 있을까?


  맥주 종류는 양조 방법에 따라 분류하면 이해하기 쉽다.


  요약하고 요약해서, 간단히 말해 맥주에 알코올을 생성하는 일은 ‘효모(이스트)’라는 아이가 한다. 즉, 효모가 열심히 일을 하면 그만큼 도수가 잘 나오는 맥주가 만들어진다. 이때 숙성되고 있는 맥주 안에서 효모가 일하는 위치에 따라 맥주 종류가 달라진다.


  먼저 상면발효 효모를 사용한 맥주 ‘에일’이 있다.

  에일의 대표적인 종류로는 Pale Ale, India Pale Ale, Wheat Ale 이 있다. 이외에도 브라운에일, 레드에일 등등, 나아가 각각의 그 안에도 무수히 많은 종류의 에일이 있다. 맥주를 배울 때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IPA는 인도를 점령하고 파견되었던 영국군들이 페일에일을 그리워해서 맥주를 배로 공급했어야 했는데, 이동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페일에일에 다량의 홉을 더 첨가한 맥주라고 한다. 마치 우리나라 남쪽 지방의 김치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소금을 더 쳤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하면 발효 효모를 사용한 맥주 ‘라거’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라거는 칭다오, 카스처럼 대기업 맥주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라거에도 꽤 많은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 필스너, 쾰쉬 등이 있고. 라거는 에일에 비해 맛의 차이를 느끼기 쉽지 않지만 분명 그 안에도 맛의 차이가 있다.



  또한 자연발효 효모를 사용한 자연발효 맥주도 있다.

  이때, 야생 효모를 사용해서 맥주를 발효시키기도 하는데 위의 두 맥주와는 다르게 효모의 차이에 따라 맛이 현저하게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람빅’이라는 맥주가 있다. 또한 람빅 안에는 어떤 부재료가 들어갔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괴즈 (올드 람빅, 영 람빅을 블랜딩 해서 만듦), 크릭(부재료 체리를 넣어 만듦), 프롬브와즈 (부재료 라즈베리를 넣어 만듦) 등이 있다.

  하지만 자연발효 맥주들은 처음 접하기에 맛이 꽤나 사워하며 특유의 꿈꿈 한 맛이 있고, 비교적 가격이 세기 때문에 섣불리 도전하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그 맥주에 대한 특징이나 부재료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비어 서버가 있는 경우에, 충분한 설명을 듣고 먹어 보는 것을 권한다.  


  사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종류의 수제 맥주가 있다. 이를 테면 IPA 안에도 수많은 종류의 IPA가 있는 것처럼..








문래동 비어포스트바


  Q. SNS 보니, 해외 수입 맥주도 많이 마시던데.. 어디서 그렇게 구해오는 거요?


  해외 브루어리의 수제 맥주를 접하게 되면 그 중독성을 쉽게 깨기 어렵다. 펍에서 먹는 드래프트나 바틀은 가격이 상당하고, 혼맥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가끔 비어 바틀샵으로 출동해 제대로 털어(?) 온다.


  주로 가는 바틀샵은 성수동의 bottle5150. 이 곳은 맥주 조공방과 함께 운영되는 곳인데 신상들도 바로바로 들어오고, 무엇보다 양조를 종종 하기 때문에 갈 때마다 신상들을 데리고 오곤 한다.

  문래동의 beer post bar도 자주 가는데, 이 곳은 바틀샵 겸 바를 운영하는 곳이다. 냉장창고에 직접 들어가 원하는 맥주를 골라 바에서 먹어도 되고 테이크아웃을 해도 된다. 아! 이 곳은 비어 서버 분들이 맥주에 대해 박학다식하셔서 전문적인 설명까지 들을 수 있다. 맥주 잡지를 발행하기도 하니 맥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곡의 비어업도 써스티몽크 라는 맥주 체인점과 함께 운영하는 바틀샵인데, 위의 비어포스트바 처럼 바 이용 및 테이크아웃이 동시에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와인앤모어. 와인앤모어는 체인점이니, 아마 지역별로 대부분 있을 것이다. 와인은 물론 다양한 수입 맥주를 판매하며, 체인점인 만큼 다른 바틀샵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다.









  Q. 각 맥주 종류마다 페어링 하기 좋은 음식이 있다면 추천해줄 수 있을까?

  

  페어링의 팁으로는 같은 맥락을 띄는 음식과 맥주를 함께 매치하면 반은 성공한다는 것이다.

  도수가 강하고 맛이 강력한 맥주는 그에 버금가게 맛이 센 음식을 페어링 하는 게 좋고, 밀맥주처럼 부드럽고 맛이 강하지 않은 맥주는 그만큼 맛이 세지 않은 음식과 페어링이 좋다. 반대의 경우로 페어링을 한다면 맥주 맛에 음식 맛이 죽거나, 음식 맛에 맥주 맛이나 향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즉, 같은 강도나 비슷한 요소 혹은 재료를 매칭 했을 때 좋은 페어링이 주로 나온다. 또한 부정적인 느낌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페어링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예로는 홍어의 향을 탁주가 지워주는 경우이다.


  아! 그리고 이거 하나만 알고 가자. IPA에는 피자, 피자에는 IPA라는 거. 이건 규칙이다.








서울 집시

  Q. 바틀샵 외 자주 가는 펍 추천 좀 해줘라


  우리나라도 점점 양조장이 많이 생기고 대중화되는 추세다. 그 퀄리티 역시 해가 갈수록 눈에 띄게 발전한다. 자고로 맥주란 어떤 맥주냐도 중요하지만 만들어진지 얼마나 됐느냐도 정말 중요한 문제다.

  이를 테면 에일처럼 홉 캐릭터가 강한 맥주들은 홉이 날아가버리면 특유의 향이 다 사라지기 때문에 병입 혹은 캔입이 되고 최대한 빨리 먹는 게 좋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양조를 같이 하는 펍을 추천한다. 특히나 그런 곳들은 맥주 스타일마다의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선호하는 곳 몇 군데만 추천하자면..

  합정의 서울 브루어리, 종로 3가의 서울 집시, 을지로의 끽비어컴퍼니, 합정의 원네이션, 성수의 어매이징브루어리 요정도?







트라피스트 ORVAL

  Q. 마지막으로 맥알못씨가 추천하고 싶은 이색 맥주라던지 그런 거 있나?

  

  '트라피스트'에 대해서 소개하고 싶다.

  트라피스트 맥주는 수도원에서 만들어지는 맥주로, 수도회에서 수행되던 금식 기간에는 일체 음식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맥주를 양조하여 먹었다고 한다. 나아가 수도원에서 만든 맥주로 수입을 겸하기도 했다. 현재 벨기에,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만들어지며 그 대부분은 벨기에에서 만들어진다.

  사람마다 느끼는 맛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트라피스트 맥주들은 어두운 색의 건과일 향이 있으며, 비교적 알코올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트라피스트 맥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차갑게 먹기보다는 레드와인 마시는 정도의 온도에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트라피스트 맥주로는 ‘orval’이라는 맥주. 이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으니 도전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수제 맥주. 이번 연말 모임에는 특별한 수제 맥주와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여러 명이 한 잔씩 시켜 마셔보고, 이야기하며 서로의 취향도 알아가고 말이다.





  

 


  이 포스팅을 읽고 수제 맥주에 약간의 관심이 생겼다면, 맥알못(maekalmot) 계정 팔로우를 추천한다. 요즘 유행하는 수제 맥주, 펍 등을 빠르게 만나 볼 수 있다.







  당신의 건강한 음주 생활을 응원하며, 맛있게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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