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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er Feb 19. 2020

프랑스어 콘텐츠 찾아 삼만리

프랑스어 학습자를 위한 프랑스어 콘텐츠 추천


  언어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건 해당 언어에 <익숙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작업에 무엇보다 효과적인 것은 그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 티브이쇼, 노래 등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는 게 제일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뭔 말이야... 그래서 어쩌라고... 시끄러워... 싶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듣다 보면 신기하게 단어 몇 개, 문장 몇 줄이 귀에 박히는 순간이 마법처럼 찾아온다. (일상 회화에서 쓰는 말은 정해져 있으니까.)


  특히 유럽어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완전 붐업ㄱ-할 텐데, 유럽어로 되어있는 <재><미><있><는> 콘텐츠 찾기가 참으로 하늘의 별 따기다. 여담인데, 유럽 애들도 자기네 콘텐츠 재미없다고 안 보고 넷플릭스 본다ㅎㅎ..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꾸역 찾기의 대가, 디깅의 마술사 에디터 부스러기 아니겠는가. 국내 OTT 프로그램에 올라온 프랑스어 콘텐츠를 쏵 다 훑은 프랑스어 전공자로서, 오늘은 답지 않게(?) 유익한(?) 추천을 해볼까 한다.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는 당신(혹은 뭐 관심이 있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한 번쯤 슬쩍 보면 좋을 나름! 꽤! <재미있는> 프랑스어 콘텐츠.















Plan cœur (파리에서 사랑을)


  "프랑스어로 된 콘텐츠 추천해주세요!" 질문에 최적화된 티브이쇼, Plan cœur(파리에서 사랑을) 납셨다.

  프랑스어로 된 재밌는 콘텐츠는 Plan cœur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지경이니 거의 말 다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비록 시즌2는 처참하게 망했으나.. 시즌1은 역대급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당신이 프랑스어 콘텐츠에 관심이 있든 없든 Plan Cœur는 백전백승으로 먹힐 정도니까.



  전체적인 스토리는 위 세 명의 여성 캐릭터에 의해 전개된다. 왼쪽부터 샤샤(샤를로뜨), 엘자, 루루(밀루). 꽤나 특이하고 특별한 성격의 캐릭터들로 지루할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게 특징이다. 각 캐릭터를 보고 있자면, 엄청난 길티에 기반한 공감이 몰려오곤 하니.. 길티에 취약한 자들은 보기 살짝 힘들 수도 있다.



  Plan cœur의 메인 커플 쥘과 엘자. 둘의 관계를 말하면, 너무 큰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시리즈의 자세한 내용은 직접 넷플릭스에서 확인했으면 좋겠다.



  Plan cœur를 프랑스어 학습자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재밌다. 둘째,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 문장, 표현을 익힐 수 있다. 셋째, 프랑스어 자막이 제공된다.

  첫 번째 이유는 위에서부터 끊임없이 말하고 있으니 차치하도록 하고. 두 번째 이유부터 설명하자면, 위 캐릭터의 나잇대가 너무 어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올드하지도 않아 딱 우리 나잇대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세 번째 이유에서 말했듯, 그들이 어떻게 말하고 표현하는지를 자막과 함께 시청할 수 있으니 프랑스어 학습에 이만치 도움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냥 가볍게 재미있는 콘텐츠부터 시작하고 싶은 학습자든, 조금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찾는 학습자든, Plan cœur는 당신의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줄 거라고 확신한다.







C'est du gateau (파티셰를 잡아라!)


  넷플릭스 미국 오리지널 시리즈 Nailed it! 의 프랑스 버전, C'est du gâteau. 프랑스 외에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양한 나라에서 릴리즈 되는 중. (한국 버전은 안 나올라나..?) 개인적으로 Nailed it! 을 재미있게 시청해 프랑스 시리즈 릴리즈 되자마자 바로 챙겨봤다.


  위 프로그램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베이킹 초보들이 샘플을 보고 제한시간 내 똑같이 만들어내는 여타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같다. 그러나 초보들이 초보 수준도 안된다는 게 관전 포인트... 그들이 만들어 낸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음... 밑에서 감상할 수 있다.



  Nailed it! 프랑스 버전이니 당연히(?) 오리지널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프랑스 출신 파티셰 Jaques를 쓸 거라고 생각했는데, Top chef (saison 3) 우승자 Néomie가 출연 중이다. 메인 진행자 Nicole 역할은 Artur가 맡았다.

  


  위 사진들은 Nailed it! 에 나왔던 작품(?)들인데, 개인적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들이다. 병든 트럼프, 그리고 단두대에 걸린 라푼젤 덕분에 Nailed it! 이 유명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C'est du gâteau는 아침에 준비하면서, 머리 말리면서 힐끔힐끔 보기 좋은 시리즈다. 어느 한 부분 놓쳤다고 쇼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도 없고, 나오는 단어나 표현도 베이킹 관련이라 생소하겠지만 한 번 외워만 놓으면 그 이후로는 무리 없이 볼 수 있다. 프랑스어 자막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놓친 단어나 표현을 체킹 하며 보기도 좋다.

  


  

  

Je ne suis pas homme facile (거꾸로 가는 남자)


  프랑스어 원제목을 해석하자면 "나 쉬운 남자 아니에요"인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 버전 제목이 좀 더 영화 콘텍스트랑 더 일치하는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우연찮은 사고와 함께 주인공 엄청난 성차별주의자(^^) 다미앙은 여태껏 자기가 살아왔던 삶과 완 전 히 반대되는 삶을 살게 된다. 집안일과 육아는 오롯이 남자들의 책임이고 남자는 여자들을 위해 투에니 포 세븐 언제나 꽃단장을 하고 있어야 하는, 그야말로 여성 상위 시대로 가버린 것이다.

  갑작스럽게 뒤 바뀌어 버린 젠더 사회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다미앙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로, 꽤나 심오하고 재미있고 통쾌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바야흐로 여성 상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시간 30여분의 짧은 러닝타임으로 지루함 없이 보기 좋고, 내용까지 좋으니 어떻게 이 시리즈를 추천하지 않으리오. 역시 프랑스어 자막까지 제공하니, 여러 번 보며 공부하기 안성맞춤이다.

   





Le jeu(위험한 만찬)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한국에서도 "완벽한 타인"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됐다. 워낙 많은 나라에서 리메이크된 영화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꽤나 흥행했기 때문에 내용에 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프랑스 콘텐츠 좀 본 사람이라면 이 시리즈에 나오는 배우들 한 번씩은 봤을 거다. 그만큼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뭉쳤으니 재미도 더블! 다들 연기 잘하는만큼 딕션도 좋다. 발음이 클리어하게 들리기 때문에 듣기 공부하기 참 좋은 콘텐츠다. 당연히 프랑스어 자막도 제공하고 있으니, 몇 번 돌려보면서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정도는 노트해주자.






10%(Dix pour cent)


  사실 이 시리즈를 추천할까, 말까 참 많이 고민했다. 왜냐하면 나는 이 시리즈가 재미없었으니까. 하지만 내 지인들은 재밌다고 몇 번씩 돌려보는 거 보면, 뭐 개인의 취향인 듯싶으니 추천 목록에 넣어봤다. 에이전시에서 일어나는 요절복통 에피소드를 모아 놓은 시리즈..라고 하는데.. 에피소드 당 러닝타임이 꽤나 긴 게(약 1시간) 나에겐 진입장벽이었다.

  나름 팬층도 있고, 내 주위에서도 재밌게 봤다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나름 괜찮은 시리즈 같다. (내가 안 봐서 이렇다 저렇다 할 평가를 할 수 없음을..) 역시 프랑스어 자막도 제공하고 있고, 실생활 회화에 유용한 표현이 자주 등장하니 재미있고 유용한 프랑스어 콘텐츠로 제격이겠지..?





Skam France


  스캄 프랑스 이후로 프랑스어 공부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쪼끔 늘어난 것 같은데.. 아닌가..? (아님 말고) 프랑스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한국에서도 아주 난리가 나버린 스캄 프랑스 버전. 심지어 최근에 캐스트들도 행사차 한국에 방문했다.


  프랑스 10대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시리즈로, Youtube에 짧게 5분 내외 길이로 업로드된다. 그러나 최근 왓챠 플레이에서 시즌4까지 판권을 사준 덕분에 편히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귀여운 걸 스쿼드를 중심으로 각 시즌이 전개되는데, 시즌1은 맨 왼쪽에 있는 Emma, 시즌2는 맨 오른쪽의 Manon, 시즌3은 밑에 등장할 Lucas, 시즌4는 가운데의 Imane, 지금 방영하고 있는 시즌5는 이 사진에는 없지만 같이 어울리는 친구인 Arthur의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다.


  Skam 시리즈의 가장 큰 포인트는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실제처럼 SNS도 운영하고 이를 바로바로 클립 업로드에 반영한다는 거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그 캐릭터가 프랑스 파리 외곽 지역에 살아 숨 쉬고 있는 듯하다.

  


  아마 한국에서 프랑스 스캄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아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두 캐릭터 덕분이지 싶다. 시즌3 호스트 Lucas와 Eliotte의 스토리가 한국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캄 팬들의 심장을 뒤집어놨으니까. 원작 노르웨이 버전에서도 Isak과 Evan 스토리가 워낙 인기였는데, 프랑스 스캄에서도 역시 그들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Skam France 버전은 프랑스어 공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그냥 재미를 위해서라면 모를까, 학습을 위한 콘텐츠는 아니다.

  왜냐하면 일단, 프랑스어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다. Youtube에서 시청하면 프랑스어 자막이 제공되지만, 왓챠 플레이에서 제공되기 시작한 이후로 VPN 우회를 사용하지 않으면 한국 계정으로는 시청이 불가하다. 또한 캐스트들이 사용하는 표현이나 단어가 posh하지 못하다. 10대들의 이야기인 만큼 속어와 은어가 자주 등장한다. 또한 말도 빠르고 딕션도 정확하지 않아서 프랑스어에 웬만큼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꽤나 힘들 것이다. 그래도 꼭! Skam France로 공부를 하고 싶다면... 일단 위 콘텐츠를 프랑스어 자막으로 보았을 때 웬만큼 이해할 수 있을만한 실력이 된 후에 도전하면 될 것 같다.












  준비한 콘텐츠는 여기까지다.

  당신의 프랑스어 학습에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Bon cou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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