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와 커피 이야기
가을비 내리는 북카페,
에스프레소 한 모금,
목을 타고 속 깊이 스며들어
짜릿한 쓴맛으로 나를 깨운다.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이 야무지고
설 깬 생각들이 일어나 빗소리를 탄다.
청춘의 다방,
담배 연기와 벽돌 깨기 소리 속에
설렘이 숨어 있었고,
연인들은 다정히 속삭였고 ,
소개팅에 나온 청춘들의
웃음소리는 발갛게 상기되었는데,
노른자 동동 쌍화차는
늙은 세월을 달래주었다.
목회의 길,
심방을 다니던 날들,
성도들은 국대접 가득히
커피를 부어주었다.
쓴 맛보다 먼저 다가온 것은
뜨거운 사랑,
집집마다 후히 내민
그 대접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 속 쓰림이었다지만.
세월을 따라 커피의 진한 여운,
더욱 갖가지 자락을 펼치고
문화와 역사로 들려진다.
에티오피아의 목동
칼디의 빨간 열매가
예멘의 항구를 거쳐
오스만 제국의 커피하우스로,
파리 지성인들의 사랑방 카페 드 플로르,
로마의 작은 광장 카페,
비엔나의 크림 얹은 커피.
사람들을 모으고 이야기를 피워냈다.
그곳에서 철학이 태어나고,
예술이 자라며,
문화가 익어가고,
커피 향은 퍼질 대로 퍼지고.
그리고 오늘,
조치원읍 화양연화,
레트로와 엔틱이 어우러진 공간
코너마다 이야기가 있고
자리마다 사진이 된다.
일상, 저녁쯤 하루의 무게가 쌓이고,
주말이면 더욱 바쁜 아이스아메리카노
들으란 듯 들리는 패기,
까르륵 터지는 웃음소리,
이내 어디론가 흩어가는 설레임.
한 잔의 커피,
세월을 볶아 우려내어
사랑을 저어 올린 향기,
커피잔에 잡히는 따스함은
어머님 품의 온기,
라테 위의 하트는
연인의 달콤한 미소,
입 안 자욱, 고소한 끝 맛은
고향마을 굴뚝의 저녁 짓는 연기.
작은 잔에서 피어나는 향기는
언제나 로맨틱했고
오늘도 여전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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