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
선물 이야기를 하려다
나는 자꾸
포장지부터 떠올린다.
반짝이던 종이,
구겨지던 모서리,
이름을 적다 말고
다시 고쳐 쓰던 펜 자국.
돌이켜 보면
나는 참 오래
선물을 고르며 살았다.
주는 쪽에 서면
마음이 먼저 분주해졌고,
받는 쪽에 서면
괜히
빚진 사람이 되었다.
부모님은
말없이 건네셨고,
선생님들은
돌려받을 생각 없이 주셨고,
친구들은
기억도 못 한 채
남기고 갔다.
목회지마다
깊은 배려가 담긴 마음들이
건네졌다.
형편을 건너온 손길,
자식이 왔다 갔다며
말없이 놓고 간 것,
먼 길 다녀왔다며
내밀던 손,
첫 수확이라며
감히
하나님께 드리듯
건네던 것들.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가슴을 찡하게 하는지
잘 몰랐다.
다만
하나씩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괜히
걸음이 느려졌을 뿐이다.
선물은
그때도, 지금도
대부분
뒤늦게 알아보게 된다.
포장지는
이미 버렸는데,
마음엔
아직 남아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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