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이야기- 첫 번째

포장지

by 김승희

선물 이야기를 하려다

나는 자꾸

포장지부터 떠올린다.


반짝이던 종이,

구겨지던 모서리,

이름을 적다 말고

다시 고쳐 쓰던 펜 자국.


돌이켜 보면

나는 참 오래

선물을 고르며 살았다.


주는 쪽에 서면

마음이 먼저 분주해졌고,

받는 쪽에 서면

괜히

빚진 사람이 되었다.


부모님은

말없이 건네셨고,

선생님들은

돌려받을 생각 없이 주셨고,

친구들은

기억도 못 한 채

남기고 갔다.


목회지마다

깊은 배려가 담긴 마음들이

건네졌다.


형편을 건너온 손길,

자식이 왔다 갔다며

말없이 놓고 간 것,

먼 길 다녀왔다며

내밀던 손,


첫 수확이라며

감히

하나님께 드리듯

건네던 것들.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가슴을 찡하게 하는지

잘 몰랐다.


다만

하나씩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괜히

걸음이 느려졌을 뿐이다.


선물은

그때도, 지금도

대부분

뒤늦게 알아보게 된다.


포장지는

이미 버렸는데,

마음엔

아직 남아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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