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참 행복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목회하던 시절이 문득 떠오른다.
성가대원들,
교회학교 교사들,
구역장들…
한 해 동안 말없이 자리를 지켜 준 얼굴들.
그 노고에
자그만 선물이라도 건네고 싶었다.
교회 예산엔
그런 항목이 없었지만
마음엔 분명히 있었다.
이웃 큰 교회와 함께
공동구매를 했다.
장갑, 성경책가방,
양말, 귀마개, 모자, 머플러…
정해진 예산으로
몇 배나 넉넉하게 준비하시는
이웃 교회 사모님이
그때는 참 부러웠다.
‘얼마나 좋으실까.
맘껏 선물할 수 있어서…’
그래도 좋았다.
작은 것이나마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
현실에선
그 달 생활비가
조용히 사라졌지만.
고마웠던 얼굴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포장을 하고,
이름을 적어 붙이던 시간.
그때 나는
참으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