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이야기- 두 번째

그때, 나는 참 행복했다.

by 김승희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목회하던 시절이 문득 떠오른다.


성가대원들,

교회학교 교사들,

구역장들…

한 해 동안 말없이 자리를 지켜 준 얼굴들.


그 노고에

자그만 선물이라도 건네고 싶었다.


교회 예산엔

그런 항목이 없었지만

마음엔 분명히 있었다.


이웃 큰 교회와 함께

공동구매를 했다.

장갑, 성경책가방,

양말, 귀마개, 모자, 머플러…


정해진 예산으로

몇 배나 넉넉하게 준비하시는

이웃 교회 사모님이

그때는 참 부러웠다.


‘얼마나 좋으실까.

맘껏 선물할 수 있어서…’


그래도 좋았다.

작은 것이나마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


현실에선

그 달 생활비가

조용히 사라졌지만.


고마웠던 얼굴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포장을 하고,

이름을 적어 붙이던 시간.


그때 나는

참으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