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이야기 - 세 번째

그리고, 실반지

by 김승희

오헨리의 크리스마스에는

서로를 위해

가장 아끼던 것을

내어놓은 부부가 나온다.


그 이야기가 떠오를 때마다

내게 오버랩되는

우리 이야기,


우리는

시계를 팔지도,

머리를 자르지도 않았지만


앞에 놓인 길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이름이 불릴 수 있는 자리,

안정이 약속된 미래.


대신

하나의 길을 택했다.

함께 가는 길.


그날

남편이 내민 것은

가늘디가는

실반지 하나.

14K

일곱 가닥을 엮은.


그러나

강력한 수갑처럼,


"주의 여종이오니 ,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우린

서로에게

이미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