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k Jan 16. 2023

배고픔으로부터의 자유

관념으로 부터의 해방

@aldous massie


남자친구의 직장은 아침, 점심, 저녁을 다 제공해 준다. 그리고 그는 얼마 전 회사 근처로 자취를 시작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아침과 저녁 식사는 꽤나 큰 혜택이라 평일에는 주로 회사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한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는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해야 한다. 자율출근제인 그의 회사는 일찍 가면 빠르게 퇴근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그리고 그는 오후 6시까지 일을 하고 저녁을 먹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저녁을 먹는 일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일찍 일을 끝내는 날에도 저녁 6시까지 남아있는 사실이 억압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강박처럼 조여 오는 그 시간은 어느새 족쇄가 되어 굳이 회사에서 저녁을 해결해야 하나까지의 생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는 일이 끝나는 대로 퇴근했다. 저녁을 일찍 히 포기한 채로. 그렇게 그날 하루 저녁은 굶었고, 다음 날 몸이 가뿐해 짐을 느낀 남자친구는 더 이상 회사의 저녁에 미련을 갖지 않았다. 그는 깨달았다. 이게 배고픔으로의 자유구나라고.  저녁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과, 회사에서 저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곧 강박이 되어 그에게 왔고, 그것은 곧 스트레스가 되었다. 하지만 그 사실로부터 벗어난 순간, 그는 자유로움을 얻었다.



나는 오쇼 라즈니쉬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섹슈얼 탄트라'를 강의하면서부터 유명해졌다. 초기의 그는 '타인 앞에서 옷을 모두 벗고 나서라'라고 주장을 했다. 말을 풀어 말하자면 성적으로 억압되고, 눌려 있는 사람에겐 해방구가 되고 진정한 자유로움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즉 성적으로부터의 자유로움 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자유 그리고 해방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인가 해야만 해!'라는 관념을 가지고 산다. 그 관념은 사회가 정해져 놓은 것일 수도 내가 스스로 정해 놓은 것일 수도 있다. 사회적 관념은 사회가 잘 돌아가기 위해 정해 놓은 법칙 같은 것이고, 내가 정해 놓은 관념은 어쩌면 어렸을 적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해야만 해 또는 이렇게 해야 잘 사는 것이야 등의 집단 무의식적으로 심어져 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관념에 따라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그 관념들은 과연 내가 정말로 원해서 따르고 있는 것들인가?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었다면? 사실은 정말 불편하고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딘가 누가 정해 놓은 길 위에서 무의식적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그걸 눈치챘다면, 거기서 의식적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계속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그리고 자유롭기 위해선.



우리가 당연하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저녁은, 그리고 돈을 아끼기 위해 회사에서 삼시 세 끼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그 관념은, 무조건 성은 죄악시하고 억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 사상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의였는가? 아무것도 정답은 없다. 우리는 그 관념으로부터의 해방했을 때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순환이 핵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