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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k May 21. 2023

끌리는 서비스는 따로 있다

지속 가능한 서비스란 무엇일까 


다 퍼주고 싶어


서비스를 기획하다 보면, 특히 내가 원하는 주제와 분야로 프로덕트 서비스를 기획할 때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좋았던 경험을 앱서비스로 만드려고 하거나,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을 텐데! 하며 많은 기능들을 한 서비스 내에 모두 녹여내려고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 하다 보니 사용자들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이게 무슨 서비스지?"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덜어내는 기획이 필요하다.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


SBS <골목식당>을 보면 잘 되지 않는 음식점을 둘러본 후 주로 백종원이 내리는 솔루션은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는 "단일메뉴" 처방이다.  많았던 메뉴를 한 가지로 줄여 '하나에만 집중' 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진짜 "찐맛집"은 단 한 가지 메뉴로 승부한다. 


프로덕트도 마찬가지다.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많겠지만 시작하는 서비스에서는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의도)를 명확히 두고, 단 한 가지만 전달할 수 있다면 사용자는 어떤 의도로 서비스를 만들었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것이다.



걱정 다스리기 어플 <Anxy>는 불안이라는 주제로 명쾌하게 서비스를 풀어냈다. 
불안 다스리기 어플 Anxy

불안감을 기록하고 사용자에게 기록에 대한 내용을 통계데이터로 잘 보여준다. 불안한 원인 등의 이론을 시각적 콘텐츠로 제공해 주면서 해결책으로 단계별 커리큘럼 오디오 콘텐츠 제공해 준다. 


"불안"이라는 명확한 키워드와 주제로 플로우가 잘 연결되며 무엇을 전달하고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잘 나타난 서비스라고 생각이 들었다. 




<In-mind> 서비스는 스트레스 측정과 감정기록, 그에 맞는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트레스 측정 관리 및 감정 기록 어플 <In-mind>

스트레스 측정 및 감정을 기록할 수 있는 어플인 In-mind는 스트레스 측정과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 준다. 밝은 느낌의 이모티콘들과 다양한 콘텐츠들은 해당 어플을 돋보이게 해 주지만 데이터 관점이나 주제로 봤을 때에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와닿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측정하고 결과를 보여주는 것까지는 어플로 봤을 때 신선하고 '와우 포인트'가 되었지만 그게 감정기록과 콘텐츠로 잘 연결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홈화면에서도 여기서 말하는 주제인 스트레스 측정에 대한 한 기능이나 섹션보다 감정일기가 먼저 나오니 기록을 하라는 것인지, 스트레스 측정을 하라는 것인지, 콘텐츠를 들으라는 것인지 처음 들어왔을 때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잘 감이 오지 않았던 듯하다. 


각각의 탭이 좋은 기능임은 분명했으나, 스토리 연결이 잘 되지 않았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나의 서비스를 통해 행동했으면 하는 단 한 가지는 무엇인가?  


나의 기획의도에 관련해 하나의 주제만 남기기 위해서는 세분화가 필요하다. 

1. 어떤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2. 해당 분야 중 어떤 집단에게 나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3. 어떤 기능을 제공해 줄 것인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집단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했다면 다음 스텝으로 해야 할 고민이 있다. 바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했으면 하는가? 를 고민하는 것. 이에 대한 결론이 내가 제공해 줄 기능을 결정해 줄 것이고, 사용자가 그 기능으로 행동했을 때 서비스는 지속가능한 서비스로 성장하게 된다. 



<등산>이라는 같은 주제로 두 어플은 다르게 풀어냈다. 모두 타겟층은 등산을 하는 사람이지만 각 어플을 사용하는 시기와 서비스 사용 후 사용자의 행동은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올라>는 등산을 하는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등산 시작 시점에 어플을 실행한다. 그리고 등산을 하고 나서 그 기록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 <산이랑>은 등산을 하고 나서 오늘의 등산은 어땠는지를 기록하는 어플이다. 등산 후 느낀 점을 공유하며 그날의 느낌과 사진을 남기며 이후 내가 어디를 갔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트래킹 할 수 있다. 


처음 어플을 기획할 때 서비스를 통해서 어떤 것을 사용자가 얻어갈 수 있는지, 어떻게 사용했으면 좋을지는 이렇게 각기 다른 기능과 해결책의 서비스로 나타난다. 



<끌리는 문장은 따로 있다>에서 글의 유일한 목적은 독자가 즉시 행동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글은 그저 쓰기 위해 쓰는 것도, 읽히기 위해 쓰는 것도 아닙니다. 독자를 행동으로 이끌기 위해 쓰는 것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가치 있는 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이런 기능을 제공해 줬으니 잘 써봐"가 끝이 아니라 제공해 준 기능을 잘 쓰게끔 만들어줘야 한다. 한 번으로 체험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려면 우선 사용자가 액션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사용자를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먼저 정의하고 간다면 훨씬 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프로덕트 서비스를 만드는 일은 글을 쓰는 일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글을 쓰다 보면 이내용도 말하고 싶고, 저 내용도 말하고 싶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진다. 그래서 늘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덜어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회고에 회고를 거듭해도 늘 새로운 글인 데다 전하고자 하는 말은 쓰다 보면 또 생기기 마련이다. 


프로덕트 서비스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왜 만드는지, 누구에게 전달할지, 어떻게 전달할지는 결국 표현하는 방법만 다를 뿐 하나의 프로덕트로 보이는 것이 아닐까. 지속가능한 서비스는 전달하는 사람 그리고 전달받는 사람의 상호작용으로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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