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태산과 호랑이

가장 아름다운 말로 엮어낸 편지

by 화운

나의 아버지는 강직하고 굳건하여

태산과도 같고 호랑이와 같다.

새벽에 일어나 일을 시작하고

늦은 밤이 돼서야 퇴근하면서도

멈추는 법을 모르셨다.

그런 아버지에게서, 지금의 나는

조금씩 굽어가는 태산 같은 등과

줄무늬도 늘어지는 호랑이를 본다.

오랜만에 내려간 집에서

마주한 굽은 태산과 호랑이를 보며

내 속에 꿈틀대는 무언가를 부여잡았다.

다시 상경하는 나를 배웅하는

당신의 모습에서 부여잡았던

그 무언가가 이윽고 터져 나왔다.

당신의 태산은 내게 아직도

높고 푸르며 듬직한 호랑이인데,

그 뒷모습이 자꾸만 어른거렸다.



화운(畵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