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못

by 화운

피곤함과 아픔에 시달리시던

어머니의 충혈된 빨간 눈을 보고

울며 무섭다고 말했던

너무 철없이 어렸던 그날 밤

나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몇년이 지난 뒤

불꺼진 방 문틈 사이로

누군가와 통화하며 우시던 당신은

그때 한마디가 아직 시리다는 밤

나는 문을 열지 못하고 도망쳤다


핏방울 하나 없는 입으로

당신의 가슴에 빨간 못을 박았던

나는 그저 어렸다는 핑계로 도피하기엔

어머니는 너무 많은 통증을 앓아오셨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어느 누구에게도 화가나도

함부로 말을 하지 않게 된 건

보이지않는 빨간 못을 내려놓게 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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