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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Sep 19. 2023

병뚜껑

갈증이 입술 끝까지 타오르던 밤

시원한 맥주의 병뚜껑을 땄어요

애석하게도 왜 당신 사진 앞으로 날았는지


일그러진 뚜껑은 거품을 막을 수 없어요

나와 당신도 거품이었던 거겠죠


탄산이 모두 날아간 뒤에야

미적지근한 맥주를 한 모금 마셨죠

취할 수 없는데 무언가에 취했던 밤


날아간 뚜껑은 무슨 쓸모가 있죠

병에 남겨진 술은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지


이리저리 흔들며 거품을 만들어 가득 채웠죠

잔은 하나이니 온전히 저의 몫이겠지만

막을 수 없었던 마음이었으니 비워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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