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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Nov 02. 2024

시동

맑은 날 내리는 빗줄기가

내게 깊숙이 빗금을 그을지라도

울지 않을 것이다

흠집에 웅덩이가 고이지 않기 위해


달빛도 숨은 검은 밤 그림자가

괴물처럼 거대해져 쫒아올지라도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새벽 날개는 반드시 펼쳐질 것이므로


햇살이 무거워 고개를 숙일지라도

눈가에 파도가 밀려와 먹먹할지라도

칼바람에 생채기가 쓰리더라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고립되지 않을 것이다

기꺼이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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