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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by 화운

당신에게 가는 길은

무선 공책에 목끝의 맺힌 말들로

징검다리를 놓아 건너는 일이다


어리숙하게 놓여 삐뚤어진 구절들

사이로 흘러넘치는 급류에 빠지지 않으려

무색한 당신의 한마디에 밑줄을 긋는다


홍수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낮은 돌들이 잠겨 위태로운 날에도

몇마디의 밑줄을 걸으며 가고 있다


그렇게 당신의 모든 말들에

무성해진 밑줄이 마침표가 없는

바다로 길을 안내하면

뭉툭한 연필로 별을 그린다


밑줄 위로 뜬 별이 당신 눈에 빛날 때

그 아래로 줄을 내려주길 바라곤 한다

별을 잡고 날아올라 당신의 안녕과

나의 고백을 함께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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