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엔 내가 있었을까

가장 솔직하게 나를 마주하는 순간

by 화운

꽤 한참 뒤에야 알게 된 사살이 있다.

학창시절, 엄마도 시를 썼다고 한다.

내가 시를 좋아하는 이유의 막연한 물음에

답을 일깨워주듯 보이지않는 끈이

엄마와 나의 시간을 매듭지으며 흔들었다.

썼던 시를 보고싶다는 내 말에

소녀처럼 수줍어하며 말리는 엄마의 손은

사각거리는 연필을 잡기엔 투박해져버렸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시를, 어떤 이를 위해

노래해왔을 엄마의 시엔 내가 있었을까.

나는 엄마의 영감이 되어 어떤 단어와 문장들로

이제는 세월에 바래진 종이에 태어났을까.

지난날들의 끄적여온 완성되지않은 나의 시집엔

엄마는 수수하고 그리운 문장들로 가득했다.



화운(畵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