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겨울길을 달린다
앙상한 가로수길을 걸을 때
바람은 시간의 여백을 채집한다
스치우는 바람의 손이 넓다
빈 나뭇가지에 구름이 돋았다
너는 날렵한 팔에 붙잡힌 것이냐
날이 선 어깨를 품어주는 것이냐
걸음을 멈춰 나무에 피는
구름의 개화를 응원한다
바람이 구름꽃을 훔치려 한다
바람이 이끄는 길을 걸으면
당신이 있던 곳이다
그곳에서 나는 어김없이
낙엽보다 느리게 걷는다
우연히 한 문장, 한 글자 주의 깊게 바라보았습니다. 그 우연이 제 삶에 길을 내어주었습니다. 제 글이 구름처럼 언제든 볼 수 있지만 깊이 있고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