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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나무

by 화운

낙엽이 겨울길을 달린다

앙상한 가로수길을 걸을 때

바람은 시간의 여백을 채집한다

스치우는 바람의 손이 넓다


빈 나뭇가지에 구름이 돋았다

너는 날렵한 팔에 붙잡힌 것이냐

날이 선 어깨를 품어주는 것이냐


걸음을 멈춰 나무에 피는

구름의 개화를 응원한다

바람이 구름꽃을 훔치려 한다


바람이 이끄는 길을 걸으면

당신이 있던 곳이다

그곳에서 나는 어김없이

낙엽보다 느리게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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