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악기 연주 수행평가 하는 날
외딴 곳에 격리된 음악 수업교실로
저마다 악기를 가지고 우르르 간다
리코더 아코디언 트라이앵글
캐스터네츠 소고 장구
오카리나 하모니카 클라리넷
야, 너 피아노 가져온다며
그러는 너는 드럼은 어디있어?
선생님의 교탁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제히 오케스트라처럼 침묵, 그리고 시작
그리고 보기좋게 울려퍼지는 실수
유성처럼 빗금을 그으며 떨어지는 채점
교과서 뒤로 숨은 웃음소리는 만점
지휘를 포기한 선생님도 덩달아 웃는다
창문 너머로 한적한 운동장을 향해
오합지졸의 하모니가 걸어간다
교과서에 나온 악보를 벗어나
우리는 무엇을 연주하고 싶었을까
오선지에 그리고 있는 건 무엇이 될까
학교 앞 횡단보도에 음표처럼 누워 노래한다
들려주고 싶은 꿈과 듣고 싶은 꿈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