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교에 보낸 뒤 전업 주부가 된 엄마들은 무엇을 할까. 미디어에서 빈번히 얘기하듯 매일같이 커피 마시고 브런치 하면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걸까, 아니면 필라테스나 요가를 다니는 걸까? 그도 아니면, 아이들 간식을 만들고 저녁 요리하며 집안일을 하려나? 엄마들은, 전업 주부들은 집에서 무엇을 하는 걸까...
궁금해하던 지난날은 지나고 학부모 타이틀을 거머쥔 엄마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린이 수영에 등록하고 키즈 잉글리시를 광클 해가며 수업신청을 하는 현실 엄마가 되어갑니다. 어린아이인데 공부보다는 운동이지, 싶어 운동 중심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주변 친구들의 월등한 영어실력과 계산 능력, 도서모임을 귀 기울여 듣기도 합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심지어 초록 인조잔디 운동장마저 너무나도 좋다는 아들은 학교 가는 길이 여전히 즐겁습니다. 걸어가면서 같은 반 여자친구를 만나 손을 잡고 갈 때면 방긋 웃다 못해 콧노래마저 흘러나옵니다. 학교생활에 익숙해져 가며 즐거워하니 더없이 보기 좋습니다. 학부모가 되어 느껴보는 요즘 감정입니다.
엄마인 나. 나는 엄마입니다. '엄마가 기쁘고 행복해야 우리 집 모두가 평온하다' 나름의 기조를 세웠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생각과 행동을 해 나가려 애씁니다. 물질적인 것보다는 내면적인 부분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는 읽기이고 이어서 글을 쓰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 행동반경으로 선택한 것이 아이를 등교시킨 후 오전시간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답니다.
집안을 작업 환경으로 바꾸어보자 싶어 졌고 가장 편안하고 안락하되 집중되는 장소로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청결이 기본이 되어 매일같이 집을 정리 정돈하게 되었지요. 다만 청소는 최대 20분 이내에 끝마치려 합니다. 그런 뒤 양키캔들에 불을 붙입니다. 진한 초록색의 프레쉬민트 향이 조화롭기 그지없습니다.
집 앞 바위산을 타고 온 바람에 시폰 커튼이 흔들거리고, 거실 기다란 8인용 테이블은 혼자만의 독차지가 됩니다. 엄마가 된 전업 주부의 하루 중 가장 몰입되는, 행복 그 자체의 시간인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순간이지 말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하교 시간이 금세 다가올지언정 지금 이 시간만큼은 집중하며 온전한 내 시간을 보내보렵니다. 엄마의 행복은 아들에게도 여과 없이 전해지기에 기분 좋은 일들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엄마가 행복해서 벌어지는 나비효과인 셈입니다.
전업주부가 된 엄마. 엄마가 된 지금 더욱더 중요해진 나를 아끼고 사랑하기. 그렇습니다, 나는 나부터 사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