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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rithink Aug 10. 2021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

2021년 8월 견문록

시작하며

월간 견문록은 한 달간 내가 보고, 듣고, 느낀 다양한 경험들을 자유롭게 나열하여 써나가는 방식의 글이다. 이 기록은 글이라는 형식과 절차,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려는 작은 몸부림(..)이자 오로지 지속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나 스스로를 단련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시작한다.


01

Interactive Developer

동기부여가 된 타인의 삶

https://www.youtube.com/c/cmiscm

프로젝트 회의 중, 인터렉션에 대한 주제가 오갔고 동료 한 분이 Interactive Developer라 불리는 구글 본사 디자이너의 유튜브를 소개했다. 그는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인터렉티브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데 내가 눈여겨본 능력은 자신이 좋아하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표현하는 부분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시부야 여행 중 본인이 찍은 창문 사진의 빛 번짐 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오색찬란한 요소들을 배경에 흩뿌려놓고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코드를 짠다. 단지 앤디 워홀을 좋아해서 시작한 작업은 캠벨 수프 깡통을 입체로 구현하여 커서로 이리저리 굴릴 수 있도록 만든다. 매킨토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구형 맥을 분해하고 아이패드를 심어 나만의 거치대를 만든다. 보는 내내 심장이 두근거리게 만들 정도의 추진력과 아무리 작은 아이디어도 놓치지 않고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끈기가 대단하다 느꼈다. 

(출처 : Interactive Developer Youtube) 가장 맘에 들었던 아트웍. 존 마에다가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또박또박한 특유의 말재간과 끊임없고 프로페셔널한 작업물로 인해 이미 무수한 팔로워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했던 말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위의 사진과 같이 자차인 테슬라 모델 3에 아트웍을 띄워놓고 만족스러워하며, "나는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런 쓸데없는 짓 때문에 내가 부지런해질 수 있던 것 같다" 고 말한다. 취미도 좋아하는 것도 모두 일하는 것이라고 하는 그는, 일하는 게 가장 재미있고 다른 것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그 말에서 깊은 진심과 일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그의 작업물도 나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갈고닦는 의지와 성실함이 별안간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주었다. 내가 '월간 견문록'을 시작하게 된 동기부여도 이 사람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02

Compilation album by XXX

음악보다 음악을 고르는 사람이 필요할 때

Cafe Kitune - Mixed by Fabich

컴필레이션 앨범(Compilation Album)은 하나의 음악가 혹은 여러 음악가들의 음악을 어떠한 기준에 따라 편집해서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로 만든 음반이다. 그중 카페 키츠네의 컴필레이션 음반은 언제나 옳았다. 암 그렇고 말고. 3년 전쯤 카페 키츠네가 한창 유행할 때, 음반들을 줄기차게 듣다가 한동안 듣지 않았는데 업무에 집중도를 올려주는 플레이리스트를 찾다가 발견한 이 앨범. 어랏! 괜찮다. 찾아보니 FABICH라는 뉴욕의 일렉트로닉 뮤지션이 엄선한 음악들이다. 요즘은 카페 키츠네 외에도 NAVER VIBE 등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차용해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들이 고른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해주곤 한다. 얼마 전에는 마케터이자 인플루언서인 숭님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었는데, 그의 취향이 새삼 느껴져 좋았던 기억이다. 

이런 기획 좋아요



03

Tokyo 2020 - @olympic

공식 계정이 인싸가 되는 순간

7월 한 달을 뜨겁게, 또 설레게 해 주었던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한창 배구의 열기가 높아졌던 그때, 사촌동생의 한마디. "언니, 올림픽 인스타그램 팔로우 해? 관리자가 누군지 진짜 잘하더라고." 인스타그램을 잘 관리해봤자 뭐.. 했는데 들어가 보니 뭔가 다르다. 먼저 사진의 질이 다르다.

단순히 잘 찍는 사진이 아니라 현장의 느낌, 땀방울, 열기까지 느껴지는 사진을 찍는다. 섬세한 표정 하나하나를 담아낸다. 과장 한 스푼 더하면 선수들이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까지 보일 정도로.. 올림픽 계정의 사진들은 감동을 넘어 온몸에 소름이 쫙 돋게 만들기도 했다. 두 번째로는 체계가 잘 잡혀있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채널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듯한 손길이 느껴졌는데, 스토리나 하이라이트, 피드의 특성을 백분 활용했다는 것이다. 하루가 너무 바빠 올림픽 경기를 보지 못했더라도 올림픽 원형 프로필에 빨갛게 뜬 테두리를 확인하고 누르기만 하면 오늘 하루 어떤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덤으로 모바일의 특성을 잘 활용한 그래픽 모티프, 레이아웃은 디자이너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올림픽 인스타그램을 기획하고 관리한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04

Figma - FigJam

툴보다 사람이 먼저야



브랜드 디자이너인 나는 상대적으로 늦게 피그마에 입문했다. 주변의 디자이너 친구들이 피그마를 찬양할 때, '음.. 뭐 툴이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마음과 '도대체 뭐가 얼마나 좋길래?' 하는 두 가지 마음이 공존했었는데 역시 모두 좋다고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나는 UI 디자이너들에 비해서 피그마의 순수한 기능들을 많이 쓸 일이 적은 편인데, 현재 Beta로 운영되고 있는 FigJam이라는 카테고리는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기획자나 개발자들도 쉽게 접근하고 비대면 상황에서의 생산성과 협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FigJam은 Figma의 주요 요소들을 모두 제하고(레이어나 디자인에 필요한 세부 기능들이 없다) 아이데이션에 최적화한 툴인데, 이를테면 아래와 같이 다양한 모양의 포스트잇을 붙이고 키워드를 쉽게 작성할 수 있다. 화살표나 스티커, 스탬프 등의 부가 기능들이 있어 시안 투표, 마인드 맵, 플로우 차트, 고객 여정 맵 등 다양한 유형의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의 아주 좋은 협업 툴

05

자투리™

이것저것 단편적인 생각의 스침


Coldplay의 higher power를 듣다가 찾아본 앨범. 아니 비주얼이 왜 이렇게 신박하죠?

보기만 해도 갖고 싶은 질감이네
이런 거 보면 해석하고 싶고 그래.. #직업병

명화에 나온 그 농부의 #OOTD

아이디어 재밌다. 특히 곡괭이 디테일..


부산 광안리 핫한 브루어리의 핫한 사우어 비어. 라벨 자체도 너무나 완벽하게 바다를 표현해서 마시고 싶은 마음을 폭발하게 만드는데, 심지어 맥주의 색깔이 파란색이다. (보자마자 한 캔 사서 마셔봤는데, 캔 채로 마셔서 파란색인지 뒤늦게 알았다는 후문...) 4년 전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펍에서 "제일 특이한 맥주 주세요"라는 주문을 하고 처음 사우어 비어를 마셔보았는데 신 맛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그저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주변에서 쉽게 찾지 못했다. 이번 짧은 부산 방문에서 만난 요 친구들 덕분에 뿌듯한 마음.

이렇게 라벨 디자인에 공들이면 너무 좋아요 (출처 : Gorillabrewing facebook)


(출처 : Gorillabrewing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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