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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롱 Jan 09. 2023

새벽출근 루틴

초 아침형 인간

화들짝!

이른 새벽시간 놀라서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깨자마자 모니터 한편에 띄워놓은 거대한 아날로그시계를 한번 흘깃 보고, 언젠가부터 늘 착용하고 잠에 들던 스마트워치의 시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리맡에 놓인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는 지금 시간이 알람 울리기 2분 전임을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현재시간 새벽 3시 28분. 알람시간은 3시 30분이다.

이 일을 시작하고 언젠가부터 몸에 루틴이 배어버렸는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지친 몸은 자동적으로 반응하고 눈을 강제로 개안시킨다.

어젯밤에도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겨우 잠든 터였다.


"오늘 하루도 힘차게 시작해 볼까!"라고 소설처럼 말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하아~ 또 출근이구나 젠장.." 하는 어느 직장인과 다르지 않은 말을 매일 내뱉으며 지친 몸을 이끌고 가볍게 샤워를 하러 간다.

10분도 안 되는 시간 고양이 세수라도 하듯이 다급하게 세수를 하고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드라이기로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고, 가볍게 로션을 바르고 데일리 향수와 옷을 갖춰 입음으로써 오늘도 나의 일상용 코디의 완성이다. 반복되는 루틴은 학교로 등교하는 어느 학생과 다르지 않다.


새벽 이른 시간. 밖으로 나가 잘 보이지도 않는 북극성을 응시하며, "오늘도 춥구나..."라고 혼잣말을 하며 차에 올라탄다. 집에서 20분 거리의 회사. 열선도 되지 않는 차디찬 핸들을 잡으며, 졸린 눈을 비비며 회사로 출발한다.


텅 빈 차도를 달리며 오늘은 신호에 걸리지 않고 회사에 도착하길 희망함과 동시에 눈앞의 파란 신호는 타오르는 붉은 태양처럼 붉은빛으로 변해버린다.

이른 새벽의 신호의 기다림이란, 졸린 눈꺼풀을 점점 더 무겁게 짓누른다. 조금이나마 그런 잠을 쫓아버리고자 오늘도 르세라핌의 안티프레져라는 노래를 큰 소리로 재생한다.


그렇게 20분. 회사에 도착. 적막만이 감도는 회사 주차장 한편에 차를 세우고 오늘도 건물의 경비를 해제하며 첫 입장객이 된다. 2층의 사무실에 출근 지문도장을 가볍게 찍고 내 업무영역인 지하 기계실에서 보일러 전원 버튼을 누르며 오늘의 루틴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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