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 나이대 사람들은 모르는 게 많을 거에요. 3.5인치 플로피 디스켓이라던가 CD라던가, MD플레이어도 있겠구요. 저조차 잘 모르는, 제 윗세대들이 사용하던 삐삐라던가 대학가요제라던가 그런 것도 있지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게 아니에요.
세대가 변하면서, 요즘 MZ들은 접하지 못하는 그런 과일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MZ 이야기를 꺼낸 것이죠.
이 과일을 아시나요?
2015년 9월 일본 히타카츠의 밸류마트에서 만난 과일이에요. 전 해외여행을 할 때 마트를 둘러보는 것을 꽤나 좋아하거든요. 과일 코너는 그 중에서 단연 최고로 설레는 파트에요. 거기서 찾은 것이 일본어로 [아케비]라고 적혀있는 과일이었어요. 생긴게 참외+고구마의 조합 같이 보여서 냉큼 구매했던 기억이 있네요. 먹는 법조차 모르고 무작정 구매해서 먹는 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답니다.
전 처음에 고구마 같은 느낌으로 자색 껍질 뒤에 있는게 과육인줄 알고 그걸 먹으려 했는데, 내부의 씨를 포함한 점액질 부분을 먹는 것이죠. 껍질은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서 손으로 쉽게 까졌죠. 하지만, 안에는 씨가 엄청 많아서 먹기가 어려웠어요. 벨류마트 주차증에서 씨를 부지런히 뱉으며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달달한데 먹기가 너무 힘들어요.
아케비
아케비는참 특이한 과일인게, 인터넷을 뒤져도 정보가 많이 나오지 않았었어요. 한국이름도 몰라서 더 찾을 수도 없었죠.
이 당시 인스타그램에 작성해 놓은 글을 보니, #악마의열매 라고 적어놨네요... ㅋㅋ 한창 인기있는 원피스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표현을 빌려서 썼던 것 같네요.
[으름]이랍니다.
4년이란 시간이 흘러, 제가 활동하던 여행카페에 이 과일에 대한 단상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 때 댓글을 통해, 이 과일의 한국 명칭을 알게 되었죠. 바로, 말로만 듣던 [으름]이라고 해요. 한국 으름은 저런 자색을 띄지는 않나봐요.
한국에도 존재하는 과일인데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저보다 연배가 높은 분들 말고는 MZ는 물론 제 세대조차 얘를 몰랐으니까요. 물론 저를 포함해서요.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어요
으름은 종류가 많은데, 이 으름은 일본으름의 한 종류였어요. 특정 시기에만 일본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라, 시기가 안맞으면 쉽사리 맛보지 못하는 과일이에요. 대략 2주정도 풀린다는 게시글을 봤던 기억이 나요. 그런 희귀한 과일을 만났으니, 그야말로 천운이었나봐요.
아까 커스터트 애플에 관한 글을 썼는데, 으름에 대한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으름(아케비)에 대해서 짧게 추억팔이 한 번 해봤어요. 운이 좋은 제 자랑이에요. 뭐 그렇다구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