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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롱 Feb 10. 2023

1분이 당신을 바꾸지 못한다.

1분은 상대를 바꿀 수 있다.

1분이 당신을 바꿉니다. 1분 1초가 소중합니다.

어디 자기개발서에나 나올 법한 말인데, 나는 1분이 당신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코드블루 라던가 CPR이라던가 그런 위급한 상황은 예외로 두고 말이다.


갑자기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건 회사에서 한 악성민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센터에는 수영장 키를 분출해주고 강습에 대해 안내를 해주고 도와주는 안내데스크가 있다. 그곳에는 기간제 선생님이 2분 위치해 계신다. 그 분들께서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회원들과 접선하며, 수백명의 회원 중에는 어딜가나 있듯이 교양넘치고 여유롭고 친절한 사람도 있는 반면,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거나, 진상을 피우는 사람도 존재한다. 우리는 그런 회원들을 블랙컨슈머, 악성고객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특히나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이런 갑질아닌 갑질이 더욱 심한 것 같은데, 최근 들어 어딘가 책에서 본 [부자는 친절하고 가난한 사람은 불친절하다. 부자는 마음에 여유가 있어서 친절을 베풀고 가난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라는 명언(?)이 자꾸만 떠오르며, 일부 회원들과 매치되곤 한다.  (자신이 소유하지 못한 부의 불만을 공공기관인 우리에게 갑질로써 해소하는 것 같다. )

다시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한 회원이 수영강습을 받으러 왔고, 2명의 안내데스크 선생님 중 한분은 전화 응대로 PC로 예약변경을 해주고 계셨고, 다른 한분은 마침 화장실에 간 찰나였다. 그 회원은 10초쯤 기다렸나, 빨리 수영장 키를 주지않는 다고 진상을 피웠고, 안내데스크 선생님한테 "1분이나 기다렸다" 쌍욕을 퍼붓고는 키를 받아들고 유유히 입장했다고 한다.


일을 하다보면 즉각즉각 할수 없는 일이 생기고, 먼저 발생한 일에 대한 우선 순위라는 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선착순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새치기 하는 사람을 먼저 앞에 세워  는 없는 일 아닌가? 다만, 안내데스크 선생님께서는 그런 걸 1도 생각하지 않는 악성민원인에게 이유도 없는 쌍욕을 먹음으로써 퇴근 하실 때까지 계속 저기압 상태로 일을 하시며, 같이 일하는 기계실 반장님께 하소연을 하셨다고 한다.

기계실 반장님께선 그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셨는데, 그 때 든 생각이 바로, 1분은 당신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였다.

 



1분이나 기다리신 악성민원인이 1분 먼저 입장한다고 해서 샤워를 1분 먼저한다고 해서 수영장에 1분 먼저 들어간다고 해서, 그가 인생의 부를 얻거나, 눈에 띄는 청결 혹은 건강을 얻을리 만무하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이 얽혀있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가야하는데 유독시리 공공기관 이용객의 일부는 그런 에티켓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내가 세금내는 걸로 니네가 월급받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당신세금 제 연봉만큼 안내시잖아요?? 제 급여의 한 0.0001%정도라도 지분이 있으신지?? 언젠가 사표를 내게되었을 때 공공기관에서 그런 갑질하는 사람에게 하려고 준비해두고 있는 말.)




1분은 결코 당신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한국인 특성상 늘 빨리빨리를 외쳐대지만, 외치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일처리 속도는 전세계 탑급이다. 5G쓰면서 6G 내놓으라는 듯이 독촉하지 마라.

다만, 헛되이 갑질하며 낭비한 1분은 상대를 바꿀 수 있다. 1분동안 상대방을 배려하고 기다림의 미덕을 베푼다면, 상대방의 너를 대하는 태도가 바꿀 것이다. 너에게 더 친절해 질 것이고, 10초라도 더 빨리 열쇠를 분출해 줄 것이다. 웃는 얼굴로.

결코 공공기관에서 갑질하지말고 재촉하지마라. 너 스스로를 깍아먹는 행동이란 걸 이젠 자각 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긴, 자각을 못했으니 쌍욕을 했으리라 믿겠다. 개가 똥은 못끊지. 안그래?


(@갑질하는 민원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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