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기획하듯 나를 기획하자
이번에는 약간 관점을 틀어서 물건에 대한 얘기가 아닌 사람을 위한 얘기를 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어릴 적에 꿈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어른들이 흔히 말씀하시기를,
아주 어려서는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조금 더 커서는
“장래 희망이 뭐니?”
더 조금 더 커서는
“너는 뭘로 밥 먹고 살래?”
그래서 우리는 ‘직업’ 을 언급해 가면서 적절한 대답 했을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하면서 자랐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막연히 직업을 얘기하면 그 모든 질문에 합당한 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한다.
‘나를 위한 상품기획’ 이라는 주제로 왜 꿈 얘기를 계속하느냐라고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반문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 반문이 있어야 그다음 얘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직분:직職, 업:업業) 이란, 사전적 의미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이라고 돼 있다. (네이버 사전)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적성과 능력’ 이라는 부분이다. 어떤 일에 알맞은 성질이나 적응 능력인 ‘적성’ 과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인 ‘능력’ 을 중심으로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적성에 맞지 않지만 능력이 돼서 그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도 있고, 반면에 능력은 없지만 적성에 맞아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그 어떤 일을 해 내는 이들도 있다. 두 가지(적성과 능력)를 모두 가지고 있어서 그 어떤 일을 ‘업’으로 삼는 이들은 평생에 행복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그야말로 ‘생계’ 를 위해서 하기 싫어도, 적성에 맞지 않아도, 능력이 없어도 먹고살기 위해 몸부림 치면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너무 심각한 수준까지 와 버렸다. 다시 돌아가 보자.
상품기획의 기본은 ‘이 상품이 팔릴 만 한가?’ 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 상품이 어떤 점이 좋은가?’, ‘어떤 점이 셀링포인트(Selling Point) 가 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을 자신에게 비추어 볼 때, 과연 자신은 ‘나를 위한 셀링포인트’ 가 있는지 반문해 보자. 앞서 서두에 언급한 꿈이라든가, 장래희망이라든가 하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심화시켜왔는가 하는 점이다. 상품을 팔기 위한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속되 보이지만) 나 자신을 세일즈 하기 위한 자신만의 USP가 있어야만 한다는 거다.
상황적인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혹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업을 갖기 위해서 사람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갈고닦은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면접장에 들어선다. 그리고, 면접관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왜 그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지, 회사에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어필하고자 노력한다. 물건을 판매하는 상황이 좀 비슷하지 아니한가. 가장 흔한 예로 홈쇼핑을 들 수 있다. 홈쇼핑에서 쇼호스트는 제품에 대한 장점(USP) 을 끊임없이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어필하려고 노력한다. 직접 먹어보기도 하고, 써 보기도 하고, 입어 보기도 하는 등의 실제 행동까지도 서슴없고 최선을 다한다. 이력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서술했지만 결국 그 속에는 자신이 경쟁력이 있다 라는 걸로 대변할 수 있는 일들을 서술하려고 했을 것이다. 제품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USP 전략이 필요하듯, 사람도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USP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숱하게 해왔을 것이다. 결국 다 먹고사는 문제, 즉 현실에 부딪히게 되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하고 싶은 일 따위는 접어 버리고 생계를 위해서 닥치는 대로 일해야 경우도 흔치 않다. 젊다고 해서 기회가 많은 것이 아니고 늙었다고 해서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님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의지’ 아니겠는가. 기회를 평생에 걸쳐 똑같이 주어진다고 본다. 다만 그걸 알아채는 능력인데, 그것은 그냥 알 수 있기보단,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어떤 존귀한 능력이지 않을까.
필자가 두서없이 이야기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는 하나다.
“무엇을 하며 살 수 있을까?” 라는 질문보다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더 적절해 보이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일상의 노력을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결국,
“무엇을 할 수 있다 = 자신만의 경쟁력”
이라는 등가의 공식이 성립되는 건 아닐까.
어떤 강점을 가져야 좋을지, 그리고 그 강점을 가지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제안도 논하지 않겠다. 아니 논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각자의 잠재력은 본인만이 잘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인생을 재미있게 살기 위한 밑바탕도 자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늘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관심을 가지는 버릇을 가져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호기심이 없는 삶은 죽은 삶이다.”
‘나는 도망칠 때 가장 용감한 얼굴이 된다’ 중에서… (윤을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