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터브룩스 Mar 20. 2022

기획자에게 공감능력은 왜 중요할까?

공감, 어디까지 해봤니?



기획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관점에 따라서 ‘유有’에서 또 다른 ‘유有’를 만들어내는 것도 기획이다. 기획자는 그런 일을 해내는 사람이다. 관심 있게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을 만들어 내는 능력에 중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에 관심을 두고 거기에서부터 기획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관심을 가진다’라고 쉽게 이야기하곤 한다. 누구나 이성(머리) 으로는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막상 감정(마음)으로 느끼지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만큼 이성과 감정은 가까워서 서로  통할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타인의 마음을 안다고도 하고 공감한다고는 하나, 실제로 입을 통해서 언표 되는 것은 그와 반대인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을 느끼며 그에 맞게 기획을 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관계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또한 어느 부분에 중심을 두고 기획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앞서 다수의 글을 통해서 ‘기획’이라는 것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고 설파했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어떻게 알고 만들어 낸다는 말인가. 예컨대, 사용자 후기를 본다거나 실제 사용성과 관련 있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등의 선행적인 일들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거기에다가 이번 글을 통해서 인간의 심리(?)적인 관점에서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획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통합적 경험을 중시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필자가 기획에 자주 활용하는 것 중에 하나가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해본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제품을 선택할 때는, 이런 질문을…

"내가 소비자라면 과연 이 제품이, 기능이 나한테 필요할까?”


제품 선택하고 나서 구매 시, 이런 질문을…

“나라면 이렇게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살까?”

제품 구매 했다고 가정한 후에는, 이런 질문을…

“필요해서 사긴 샀는데, 남들에게 써 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이렇게 다양한 자문自問 의 방법으로 역지사지易地思之 해 보면 희한하게도 스스로에게 ‘설득되는 순간’ 이 찾아온다. 만약 찾아오지 않는다면, 다시 처음부터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자신의 머리와 마음이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하나의 생각으로 모아지는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역량이 ‘서로 간의 공감능력’ 이 아닐까 한다. 이것은 어떤 생각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설득돼야 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에게 설득되었다면 그다음 차례는 타인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타인을 설득하려면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봐야 함은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타인의 입장에서 서서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이 타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자신이 편하거나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타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가정 하에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이 그렇다"라고 해서 "남들도 그렇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남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접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기본적인 생각이 깔려있지 않다면, 그것은 그냥 자신의 선택과 생각을 강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타인의 생각과 감정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그저 독단일 뿐이다. 공감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기획이란 것을 함에 있어, ‘공감능력’ 은 매우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공감(共感, Empathy) 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나는 당신의 상황을 알고, 당신의 기분을 이해한다"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기분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이를 다시 말해보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필요로 할 수 있다”라는 가능성에 기반에 두고 접근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앞서 언급한 강요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필자는 기획에 왜 이런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걸까라고 되물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역시 가능성에 기반을 둔 접근이라고 봐야…)


예를 들면,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하기 전에 제일 먼저 ‘사용 설명서’를 본다. 설명서를 보는 사람들도 있고 이를 확인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대다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행동하지만 그 행동이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 맨 처음 ‘사용설명서’를 보고 이점을 얻은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그러한 행동을 지속할 것이고, 이점을 얻지 못한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용설명서’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 스스로 필요하지 않다는 초기 경험을 해서 일 것이다.


‘사용설명서’의 원천은 그 제품의 콘셉트일 것이다. 제품의 콘셉트가 최종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 사용 목적에 부합했는지, 쓸모 있는 쓰임새가 되고자 노력했는지, 그러한 내용이 잘 기술되었는 지를 고려해봐야 한다.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제품의 기획 초기에 최종 소비자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하고, 소비자의 제품 구매 후에 상황을 고려해서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소비자에게 이점(편의성/지속성) 이 있는 기능이 되게끔 소비자 편에서 느껴보는 ‘소비자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이 필연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제품(상품) 기획은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고, 그다음에 어떤 쓰임새로 쓰이게 만들지를 살펴보는 것이 부차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한 제품을 필요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구매할 만한 제품이라는 것을 소비자로 하여금 느껴지고 인식되게 하여,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소비자와 제품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기획이 가져야 하는 역할일 것이다. 나아가 그 제품을 주변에 추천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는 '소비자와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제품을 통한 소비자와 공감대 형성’ 이 가치 있는 제품기획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획자에게 있어 공감능력은 창의적 발상능력과 더불어 매우 가치 있는 능력으로 배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전 08화 대체재와 보완재 3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