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관점에서 바라본 딥시크(DeepSeek) 현상

기술과 산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관계

by 닥터브룩스

요즘 딥시크(DeepSeek)가 Hot하다.

출처: Pexels.comⓒ2025 Matheus Bertelli


그야말로 이슈다. 특히 AI 산업에 있어 파장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그리 적은 것 같진 않다. 그 영향이 오래 갈지는 모르겠으나 AI시대에 반짝 스타가 된 것만은 틀림없지 않나 싶다. 또한 반짝 스타가 될지 아니면 AI 산업의 'Sputnik moment' 내지는 'iPhone moment' 급 정도로 성장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미 그런 순간이 왔다고 거론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필자가 이 글을 통해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런 현상이 발생함으로 인해서 나타는 기획적인 관점의 시각을 좀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스푸트니크 모먼트 Sputnik moment', '아이폰 모먼트 iPhone moment'이다.

익혀 알려진 대로, 옛 소련이 1957년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 미국은 이에 큰 충격을 받고 우주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계기가 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우주 개발은 기술 패권 경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분야였고 그 중요한 분야에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빼앗겼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후 미국은 지금의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를 설립하고 달 착륙(아폴로)으로 반격하기 시작했었던 것이다. 그 사건을 이후로, 한 국가나 기업이 기술 패권을 위협받거나 했을 때 긴급하게 대응해야 하는 순간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공개한 순간일까. 아이폰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기기로 단순한 전화기를 벗어나 모바일 인터넷, 전화, 음악감상을 하나의 기기로 할 수 있는 데다가 '앱스토어'라는 기기의 확장성을 넓혀준 스마트폰 혁명의 시작의 순간이라 할 것이다. 이것은 어떤 기술이 시장과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은 순간으로 이해하기 시작했고 기존 기술 중심의 패러다음을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사건의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딥시크 현상은 오히려 스푸트니크 모먼트보다는 아이폰 모먼트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왜냐하면,

1) 아이폰이라는 원형 타입 자체는 기존에도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갖춘 PDA라는 디지털 기기가 있었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모두 갖추었지만 스타일러스 펜으로 사용하기에는 좀 불편했다.

2) 아이폰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다. (보조금 지급 기준: 아이폰 3G $199, PDA 60만 원~70만 원) 가격이 저렴한 데다가 성능과 디자인이 넘사벽인 수준이었다. 겉만 보고 판단해도 아이폰의 승리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둘을 분리하기에는 여러모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아래처럼 정리하면 어떨까 싶다.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AI 패권 경쟁을 심화시키고 이에 대한 발전의 계기를 제공해 준다면 "스푸트니크 모먼트"

AI 시장에 새로운 혁신 트렌드를 제공하고 기존 사용성을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낸다면 "아이폰 모먼트"


둘째, '저비용과 고효율'이다.

파레토 법칙 80:20의 말이다. 20%의 투입으로 80%의 결과를 창출해 내는 것, 즉 최소 투입으로 최대 결과를 내는 것을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내는 것은 오랜 숙제다. 이번 딥시크가 훈련한 비용은 약 600만 불(557만 불)이다. 이는 엔비디아 저사양 AI 가속기(AI 학습 및 추론론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 H800(H100의 저가버전) GPU 2048개로 훈련한 비용이라고 한다 (미국 AI 기업 1/10 수준)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메모리 사용 알고리즘(활성 파라미터 변경)과 변화 및 AI 학습 알고리즘 (MoE: Mixture of Experts, 1.58비트 처리) 등의 기술적인 부분들이다. 이것들은 참고사항으로만 알아두고 저비용과 고효율을 이해하는데 크게 방해되지 않을 것 같다.

싸게 만들어서 비싸게 파는 것은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당면한 숙제고 미래 과제이고 숙원사업이다. 지금까지 AI는 막대한 투자비용과 인프라가 절대적 요구사항이었다. 근데 그걸 딥시크가 깨뜨려 준 것이다. '해자(Moat, 높은 진입장벽과 확고한 구조적 경쟁 우위,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라고 생각했던 비용과 인프라에 대한 부분을 장벽을 제거해 버린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 그렇게 봐야 하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딥시크로 인해서 AI를 개발하기 위해 반드시 대규모의 자본 투자가 필수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고 AI 산업 내 경쟁 환경을 딥시크 현상으로 인해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더군다나 AI 선두주자인 OpenAI의 ChatGPT는 Closed AI이지만 딥시크는 오픈 소스 기반의 AI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가 접근 가능하고 개발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대명사는 누가 봐도 애플과 엔비디아다. 아이폰 15 프로 맥스 재료비(BOM:Bills of Materials cost)는 $558이다. (출처: https://quasarzone.com/bbs/qn_mobile/views/259040) 아이폰 15 프로 맥스 출시가격이 $1,199이니 생산비용의 약 2배가 조금 넘는 가격에 판매한다. 엔비디아 H100 원가는 약 $3,000 수준이고 판매가는 $45,000에 판매한다. 이익률이 15배가 달한다. (출처: https://investpension.miraeasset.com/contents/view.do?idx=21104) 저비용과 고효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앞서 언급한 2가지가 왜 기획적인 관점에서의 시각인 이유는 이렇다.

'모먼트'를 기록하는 순간도 그 정점에는 제품이 있다. 그 형태가 HW든 SW든 말이다. 스푸트니크나 아이폰은 HW제품이었던 것이고 딥시크는 SW 제품이다. 제품의 시작에는 기획자들이 있을 것이다. 기획자들의 꿈은 내가 기획한 대로 제품이 개발되어서 시장에 나오는 것이다. 개발자들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개발자들만큼 기획자들의 초기 역할, 즉 제품 기획의도와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의 판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꿈을 꿨을 것이고 그 꿈을 이루게 된 결과인지도 모른다. 모먼트는 다소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도 있다. 저렇게까지 큰 영향을 끼쳤고 지금까지 회자된다고 생각 못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저비용과 고효율은 이 역시도 기획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의 극대화가 되면 애플과 엔비디아처럼 될 수 있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기업의 한결같은 목표가 저비용과 고효율(고수익)인 것이다.


하나의 현상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또 그 배운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는 것도 삶에 대한 좋은 자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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