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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브룩스 Oct 24. 2021

쇼핑카트와 스마트폰의 상관관계



제목으로 보면, 다소 쌩뚱맞은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나 필자는 이상한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 가설은 이렇다.

"본래의 기능을 넘어 보조적인 수단으로 나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기가 될 수도 있겠다"

라는 것이다. 그러기 전에, 각각의 본래 기능을 살펴보도록 하자.


쇼핑카트는 본디의 기능이 구매할 물건을 나르는데 쓰이는 운반의 도구이다. 그런데 이 쇼핑카트는 진화하고 있다. 물건을 단순히 담는 도구가 아니라 소비자의 쇼핑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헬퍼' 역할을 하는 도구로 변화하고 있다는 말이다. 아이와 함께 쇼핑을 온 가족의 경우, 아이를 카트에 태울 수 있도록 배려하거나 음료를 담을 수 있는 포켓이 있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장보기 항목을 체크할 수 있도록 휴대폰 포켓도 등장하고 있다.


크기 면에서는 마트마다 차이가 난다.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 쇼핑카트는 매우 크다. 대용량 제품을 산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물이나 음료같은 무거운 물품을 운반할 수 있는 칸과 가벼운 물품을 놓아 둘 수 있는 곳이 분리되어 있다. 이 쇼핑카트의 진화는 앞으로 센서와 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무한진화 할 것이라 본다. 누구나가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물건을 담는 순간 자동으로 계산하고 무게까지 측정해서 소비자에게 알려주어 캐셔가 카트만 물건 값의 총합만 확인하여 계산해주는 카트, 스마트폰으로 입력해둔 장보기 목록의 항목을 인식하여 해당 마트의 물건의 위치를 안내해주는 카트, (현재도 구현되어 있는) 만보기 기능을 하는 카트 등 Io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본래의 도구들이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서 생활의 편리함을 더해주리라 생각된다. 이쯤되면 쇼핑카트에서 '스마트'라는 표현을 넣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오프라인 마트의 쇼핑카트가 온라인과 실감나게 다른 것은 내가 얼만큼의 물건을 구매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물론 온라인 쇼핑은 필요한 물건만 살 수 있다. 배송비만 개의치 않는다면 말이다.


이제 스마트폰을 생각해보자. 스마트폰의 원래 기능은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스마트폰 이전에는 핸드폰이 있었다. 핸드폰은 상대방과 나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의사소통 도구였다. 그러나, 핸드폰을 재탄생시킨 스티브 잡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Re-Invented the Phone" 즉, 스마트 기능을 더했다는 것이다. 스마트를 더했다는 의미는 무한확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고(핸드폰도 인터넷을 할 수 있지만 이용료가 비싸고 너무 느리다는 단점을 가진다),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비디오 시청할 수 있으며 사진을 찍고, 친구와 메신저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의 변신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스마트폰은 폰이라는 단순히 상대방과 나와 통신을 넘어 사물과 통신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 어떤 수단을 제공해 준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수단이 바로 Protocol 이다. 사물과 나와의 통신규약,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넌 이렇게 행동하거나 말해주면 된다"라는 것이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전화, 인터넷, 음악감상은 물론이거니와 주문 및 결제, 호텔방 키, 차량 키 등의 영역으로 확장진화 중이다. Protocol리 표준이 되려면 경쟁관계 속에 이익추구에 대한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경쟁사별로 자기네 제품들 위주로 그들만 연결만 허용하고 컨트롤 할 수 있다. 이를 '생태계(Ecosystem)' 이라고 부른다. Apple Ecosystem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삼천포에서 돌아와 스마트폰과 쇼핑카트의 상관관계가 무엇인지 얘기해볼 차례다. 카트는 상품을 담는 역할을 한다고 앞서 얘기했다. 그러면 스마트폰은? 스마트폰도 상품을 담는 역할을 한다는 얘긴가? 그렇다. 오프라인에서는 쇼핑카트에, 온라인에서는 스마트폰에 상품을 담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둘은 공통점이 많다. 스마트폰에서 물건은 구체적인 물건은 아니지만 추상적인 물건 즉, 물건의 대한 정보(제품명, 가격, 수량 등) 만 담는다. 또다른 공통점은 쇼핑카트는 담았던 상품을 꺼내서 활용할 수 있다. 쇼핑 카트의 상품들은 소비자가 필요한 상품들만 골랐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내게 필요하다는 가치다. 그리고, 직관적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정보는 다를 수 있다. 사용만 할 줄 알았지 스마트폰에서 주는 가상적인 정보에 대한 가치에 대해 무지하다.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가상적인 정보, 즉 흔히 빅 데이타라고 일컫는다. 이 데이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 인공지능(머신러닝/딥러닝) 기술이요, IoT 기술이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이 아닌 패러다임의 확장으로 봐야한다. 이 패러다임의 확장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와 경험을 줄지는 기획자와 개발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단순객체(Simple Object)에서 시작하여 복합객체(Multi-Object)가 되고 가치경험객체(Value- and Experience-Added Object)가 되어 편의성과 심미성을 제공해 줄 때 비로소 '유익'하다 부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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