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제주살이 1일 차
아들의 방학이 돌아왔다.
여름 방학은 유난히 짧았다.
방학을 앞두고 어디로 휴가를 가야 하나 고민하던 중, 아들이 제주도 한 달살이를 또 해 보고 싶다고 했다.
방학이 20여 일 밖에 되지 않아 18일 동안 제주살이를 하기로 했다.
3년 전 묵었던 펜션에 전화를 해보니 다행히 방이 있었다.
서귀포 신효동에 위치한 펜션인데 사장님이 워낙에 깔끔하셔서 언제나 깨끗하고 쾌적했었다.
1.5룸 형태로 침실이 따로 있는 구조이고 15평 정도 되는 크기라 아이와 둘이 있기엔 딱이었다.
후다닥 예약을 하고, 항공권도 구매하고, 차량 탁송도 예약을 했다.
남편이랑 셋이 출발해서 3박 4일 동안 같이 휴가를 보내고 남편은 돌아오기로 했다.
청주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3년 만에 가는 제주행이었다.
자주 가서 그런지 공항에 내렸을 때부터 그냥 익숙한 느낌이었다.
내 차를 공항에서 인수받고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애월로 갔다.
배우 이동건 님이 운영하는 오아시스 80 카페에 가보고 싶었다.
운 좋게도 사장님이 나와 계셔서 사진도 같이 찍을 수 있었다.
뜨겁게 달군 모래 위에서 추출하는 커피인데 맛이 좋았다.
바로 앞에 있는 한담 해변에서 바다를 감상했다.
바다다. 내가 좋아하는 바다.
날이 흐렸지만 여전히 멋졌다.
산책을 하고 숙소가 있는 서귀포로 왔다.
사장님 내외분이 나와 맞아 주셨다.
하나도 안 늙으시고 그대로셨다.
룸으로 들어와 거실로 들어서니 이질감 하나 없이 너무 편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그대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근처에 감귤박물관이 있어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박물관 위쪽으로 잔디가 깔린 놀이터가 넓게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에서 남편과 아이는 축구를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축구를 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저녁을 먹으러 하효항으로 갔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횟집이 있었다.
선장님이신 사장님이 그날 잡은 고기를 바로 회로 떠 주셨다.
잿방어가 제철이어서 오늘 잡아온 거라고 하셨다.
두툼한 잿방어 회는 진짜 신선하고 맛이 있었다.
스끼다시 구성도 특색이 있었고, 후식으로 빙수까지 주셔서 너무 잘 먹었다.
아들과 남편, 나 이렇게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으니 행복했다.
아들도 너무 좋다고 했다.
이렇게 또 제주 살이의 첫날을 맞았다.
남은 날들도 하루하루 즐겁고 행복할 거란 기대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