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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드레 Aug 31. 2023

예술작품의 가치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친구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바르셀로나를 여행 중,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성당)를 방문했다가 자기가 울었다고 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성당으로 생김새부터 독특하기 짝이 없는 곳이라 연일 방문객이 만원인 성당이다.


나도 두 번 방문했던 곳이다.

친구는 오후 5시경 성당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관람하고 있었다.

겉모습만큼이나 내부도 일반 성당과는 달리 독특하고 신기하다.

내부가 이렇게 생겼는데 처음에 들어가면 종이를 접어 꽃모양으로 오려낸 듯한  모양의 구조물이 천장을 저렇게 덮고 있다.


친구도 신기해하면서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한다.

그러다가 해가 아래로 저물어 가면서 양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스테인글라스를 비추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스테인글라스에 순교자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내가 정오쯤에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니 친구는 아마도 더 은은하고 붉은빛이 도는 스테인글라스를 보게 되었을 것이다.

햇빛이 비스듬히 내리쬐면서 스테인글라스에 반사되어 형형색색의 빛으로 성당이 채워지고 있었다고 한다.

무척 아름답고 신비스러웠는데, 순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했다.

그 순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랬다고, 이해할 수 있지?라고 친구가 말했다.


물론 나는 200% 이해할 수 있다.

나도 해가 질 무렵, 이탈리아의 천사의 성에 올라갔다가 성베드로 성당이 보이는 바티칸 광장이 노을로 붉게 물드는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미켈란젤로의 에타 조각상을 보고 울컥하기도 했었다.

모두 너무 름다워서였다.

성 시스티나 성당에서 정면 벽면과 천장을 가득 채운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벽화를 보는 순간엔, 온몸에 소름이 돋기도 했다.

완벽한 예술 작품을 만났을 때 그것에 압도되어 아득해지거나 눈물이 나기도 하는 것.

그것이 예술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이다.

음악이나 미술에서도 이러한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인간의 경지를 넘어 신의 영역에 가까운 작품을 만났을 때, 내가 경험하게 되는 감동은 상상 이상이다.

나는 그것이 보다 높은 경지로 나아가고자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내는 예술가에게 신이 자신의 영역을 허락해서 얻게 되는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인성을 넘어서 신성을 갖게 되는 작품들은 우리에게 전율을 느끼게 하고, 인간인 나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한다.

아무나 그런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런 예술작품은 몇 백 년, 몇 천년이 지날수록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아이러니하지만 대부분 그런 작품을 만들었던 천재들은 비참하게 살거나 외롭게 살다 갔다.

그 시대에는 이해받지도, 인정을 받지도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 가치를 알아줄 만한 수준의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지에 이르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견디며 보다 높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했는지, 신에게 다가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아름다움이란, 처절한 인간 노력의 결실이다.

천재는 하루 이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글도 그렇다.

쉽게 좋은 글이 써지지 않는다.

완벽한 문장, 누구에게나 감동을 주는 문장을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남을 수 있는 그런 문장을 쓰는 위대한 작가들이 너무나 부럽고 존경스럽다.

그들이 주는 무한한 감동과 깨달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눈물을 흘릴만한 예술 작품을 남겨 두고 신의 곁으로 간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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