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일 토요일~2일 일요일 이야기
주말 동안에는 햄을 만들었다. 지난번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염지 기간을 일주일 동안으로 늘렸다. 거기에 더해, 익히는 시간은 유지하는 대신 온도 자체는 떨어뜨렸다. 95도에서 5시간을 익혔더니 로스트 포크가 되었던 반성으로, 이번에는 70도에서 5시간 동안 익히는 걸로 대신했다.
심부온도 체크를 위한 온도계를 마련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어떠랴, 나는 그렇게까지 요리에 자주 시간을 쏟는 편이 아닌데 말이다. 그 대신, 무언가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거기 꽂혀 용맹정진하는 타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어쨌건, 덩어리로 썰어둔 채 염지를 마친 고기를 씻는다. 고기에 박힌 피클링 스파이스들을 닦아낸 뒤, 해동지로 고기를 잘 닦는다. 햄을 만들어보기 위해 묵직한 해동지를 한 롤 샀다. 해동지로 박박 닦아 물기를 날린 뒤, 에어프라이어에 집어넣은 뒤 한참을 기다린다.
어쨌든, 이번의 햄 만들기는 제법 성공적이었다. 다만 베이킹 시간이 조금 모자랐던 것이 아닌가 싶다. 생햄이기는 한데, 생고기에 가까운 질감이 느껴진다는 게 배우자의 평가였다. 아무래도 생으로 먹는 것은 어렵고, 훈연 처리도 하지 않았으니 구워서 먹는 방향을 고려해야겠다.
사실 토요일과 일요일에 연이어 일을 하느라, 몸이 도저히 무언가 글을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랬기 때문에, 월요일 오전에 급한 일을 일단 마쳐둔 채 짧게 마무리한다.
아직 출장의 여독이 풀리지도 못한 상태인지라, 루틴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제 루틴으로 다시 돌아갈 시간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다섯 시에 눈을 뜨고서도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오늘 밤, 다시 평소와 같은 글을 써 볼 생각이다.